배우 조재현과 임호가 서로 다른 정치적 신념으로 대립하며 팽팽한 대립을 펼쳤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두 사람의 숨막히는 카리스마 대결은 안방극장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 35회에서는 정도전(조재현 분)과 정몽주(임호 분)이 스승인 이색(박지일 분)의 복귀를 두고 살벌한 말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정몽주는 이색의 복귀에 찬성하고 있지만 정도전은 이를 반대하는 입장.
이날 정도전은 이색의 복귀를 찬성하는 정몽주에게 싸우고 싶지 않다고 타일렀지만, 정몽주는 오히려 정도전의 멱살을 잡으며 “어떤가 이제 싸워볼 마음이 생기시는가? 어줍잖은 설득이 될 거라 생각했다면 사람 잘못 봤네. 싸우고 싶지 않다면 스승님의 복귀를 막지 말게”라고 강하게 밀어 붙였다. 서로의 다른 이념으로 대립하고 있는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쳤다.

두 사람의 대립은 계속됐다. 정도전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사이 정몽주가 이성계(유동근 분)을 찾아 계민수전이 아닌 과전법을 시행하자고 요구한 것. 이성계는 정도전을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정몽주는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준의 과전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결국 이성계는 백성들에게 고르게 토지를 분배하는 계민수전을 뒤로한 채 정몽주와 손을 잡고 과전법을 시행하라 명했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정도전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도전과 정몽주를 연기한 조재현과 임호의 숨막히는 카리스마 대결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펼치는 두 사람의 치열한 설전이 숨막히는 몰입도를 발휘한 것. 매회를 거듭 할수록 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뿜어져 나와 극의 긴장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특히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이성계를 찾아가 과전법을 요구하는 임호의 얼굴에서는 굳은 결의가 느껴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많은 대사보다 눈빛으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표현해 내고 있는 것. 정몽주는 역사적 사실에 따라 곧 퇴장할 예정이지만, 임호는 정몽주의 묵직하면서도 대쪽 같은 성품을 연기하며 끝까지 깊은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조재현 역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임호와의 대립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크게 소리치며 정몽주와 싸우지는 않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선 건국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고군분투 할 조재현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정도전'은 단순한 킹메이커가 아닌 '조선'이라는 나라를 통해 신(新) 문명을 기획한 남자 정도전을 중심으로 조선을 건국하려는 사람들과 고려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품격 정치사극이다. 조재현, 유동근, 임호, 서인석, 이아현 등이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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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