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 마정길을 만든 고등학교 은사의 조언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5.11 06: 03

넥센 히어로즈는 최근 마운드 부진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쳐가고 있다.
넥센은 지난 10일 기준 20승13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팀 평균자책점이 5.13으로 전체 6위에 머물러 있다. 선발진의 난조가 항상 발목을 붙잡고 있는 모습. 그러나 올 시즌 11번의 역전승으로 막강한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그 속에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는 '마당쇠' 마정길(35)이 있다.
마정길은 올 시즌 팀의 33경기 중 14경기에 나와 2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 중이다. 14경기에서 20⅔이닝을 던지며 중간에 긴 이닝을 끌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9일 목동 LG전에서 선발 금민철이 강판된 뒤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6-5 역전승에 발판을 놓기도 했다.

10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마정길은 "이렇게 시즌 처음부터 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게 한 4년 만이다.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왔다. 계속 부상이 있었고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몸을 만들어온 것이 요즘 좋은 결과를 갖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체력 비결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마정길은 요즘도 일주일에 최소한 3번씩은 웨이트장에 들러 1시간씩 웨이트를 하고 있다. 마정길이 고등학교 때 은사였던 최주현 감독은 체격이 왜소했던 그에게 "너보다 더 큰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세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정길은 "그때 감독님의 말씀이 있어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마정길은 최근 한 번 등판하면 최소 1이닝, 길면 3이닝까지도 던진다. 선발인 경우는 긴 이닝을 생각해 완급 조절을 하지만 불펜은 한 점이라도 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크다. 그는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그만의 비결을 전했다.
마정길이 최근 어느 상황에서나 팀을 위해 등판하는 것은 그게 바로 그의 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 묻자 그는 바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렇게 유니폼 입고 야구하는 게 꿈이다. 나는 지금 마운드 위에서 꿈을 이루고 있다. 이대로 더 오래 던지고 싶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최근 들어 투수 FA에 대한 우려가 늘고 즉시전력감 투수 트레이드는 줄고 있다. '투수는 데려오지 말고 키워써야 한다'는 기조가 야구판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마정길은 2010년 넥센에 온 뒤부터 부상으로 뛰지 못한 기간을 빼면 끊임없이 마운드에 여유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활 기간 동안 꿈꿨던 마운드를 마음껏 휘젓고 있는 마정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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