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의 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타고투저 현상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인 LG 트윈스의 팀 평균자책점이 3.72인 반면, 올해 현재까지 팀 평균자책점 선두인 NC 다이노스의 기록은 3.95로 0.23이나 높다.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팀들의 상황을 보면 확실히 지난 시즌과 다르다. 지난해에는 팀 평균자책점 4위인 삼성 라이온즈(3.98)까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NC를 제외하면 모두 팀 평균자책점이 4점대 이상이다. 그 중 6팀은 5점대다.
이러한 타고투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외국인 타자들의 합류다. 모든 팀이 1명씩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은 이번 시즌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홈런과 타점 20위 안에는 외국인 타자가 6명이나 포진되어 있다. 타격 20걸 안에도 3명의 외국인 타자가 있다.

외국인 타자가 팀 공격력에 미치는 영향은 자신들이 보여주는 장타쇼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시즌 외국인 타자들은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하면 모두 주 포지션이 코너 내야수 혹은 외야수인데, 이 자리는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포지션이다.
따라서 외국인 타자의 영입은 기존에 각 팀이 보유하고 있던 주전급 타자 1명을 대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일례로 지난해 120경기에서 타율 .282, 6홈런 39타점을 기록한 조영훈은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가 영입되며 대타로 돌아섰다.
특급 투수들의 이탈도 타고투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다. 2012 시즌이 끝난 뒤에는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지난겨울에는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과 오승환(한신 타이거즈)가 해외무대 도전을 위해 리그에서 떠났다.
타자들의 의식 변화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모 구단의 한 베테랑 선수는 “예전에는 점수 차가 커지면 타격을 빨리 하고 경기를 끝내자는 생각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FA 제도도 있고, 개인 기록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후반에도 득점이 많이 나오는 다득점 경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선수의 의견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은 개인기록에 대해 민감해졌고, 복잡한 연봉 산정 방식과 쏟아져 나오는 FA 대박 사례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더해져 계속되고 있는 타고투저 현상이 어디까지 갈지도 이번 시즌의 흥밋거리 중 하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