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승’ 니퍼트, 이닝이터로 돌아올까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5.11 06: 03

[OSEN=선수민 인턴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3)가 올 시즌 첫 완투승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니퍼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완투승을 기록했다. 두산은 삼성에 17-2 대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니퍼트의 부활이었다. 니퍼트는 1회초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으로 안정감을 찾기 시작한 니퍼트는 호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3회초엔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고, 4회초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전날 홈런 2개를 때려냈던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6회 역시 추가 실점을 했지만, 정타를 맞고 내준 점수가 아닌 땅볼 아웃으로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바꾼 결과였다.

니퍼트는 7~9회에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전날 대거 12득점을 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니퍼트는 지난달 16일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한 이후에 7이닝+ 투구를 처음 기록했다. 니퍼트는 이날 전까지 3승 4패 5.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2011년 한국 무대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니퍼트는 데뷔 첫 해인 2011 시즌에 15승 6패 2.55의 평균자책점으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2012, 2013 시즌 역시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3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등판인 3월29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에이스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이후 등판인 4월4일 KIA전에선 6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다음 등판인 SK전 역시 6이닝 6피안타(2홈런) 4볼넷 5실점하며 2패째를 기록했다. 니퍼트는 이후 삼성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예전만큼 에이스의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니퍼트의 부진을 두고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다. 구위는 여전히 좋지만, 승이 쌓이지 않다보니 여유가 없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항상 니퍼트의 질문에 대해선 “구위는 좋다”고 답했던 송 감독이었다.
결국 니퍼트는 이날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히 9이닝을 모두 소화하며 2실점만을 내준 것이 고무적이었다. 니퍼트는 매 시즌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였다. 2012 시즌에는 28경기 중에서 7이닝 이상 투구한 경기가 20경기에 달했다. 2013 시즌 역시 19경기 중 7이닝 이상 투구를 펼친 경기는 8경기. 니퍼트의 강점은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날 전까지 7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1경기뿐이었다.
그러나 니퍼트는 선발 등판 8경기 만에 완투승을 기록했다. 특히 니퍼트의 부활은 적절한 시점에서 일어났다. 전날(9일) 삼성전에서 두산의 에이스 임무를 소화하던 유희관은 6⅔이닝 11피안타(4홈런) 1볼넷 8실점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이 승리로 6연승 가도를 달렸고 두산은 연패에 빠질 수 있는 분위기였다. 최근의 니퍼트의 모습이라면 삼성 타선을 상대로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하지만 니퍼트는 이날만큼은 에이스의 피칭을 선보이며 삼성의 연승을 끊어냈고,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매 시진 이닝이터의 임무를 수행했던 니퍼트가 이 경기를 통해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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