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한화 추격조, 이게 진짜 실력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11 06: 20

한화 추격조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웠다.
한화는 지난 10일 대전 KIA전에서 5-11로 패했다. 구원맨 윤근영이 시즌 첫 선발등판을 가졌으나 4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3-5로 뒤진 5회부터 한화는 불펜 B조, 이른바 추격조를 투입했다. 1군 엔트리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마운드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구본범·임기영·황영국이 차례로 등판했다.
최근 한화 불펜은 4명의 투수로만 운용됐다. 윤규진을 필두로 송창식·최영환·박정진이 번갈아가며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응룡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그 4명을 쓸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투수들도 점수차가 여유있을 때 쓰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고 토로했다.

고정 마무리가 없는 상황에서 윤규진과 송창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였다. 매번 타이트한 승부를 벌이는 바람에 과감하게 추격조를 쓰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1군 엔트리에 있는 투수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10일 KIA전처럼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처럼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5회 구원등판한 구본범은 2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렸다. 7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임기영도 2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9회 데뷔 첫 등판을 가진 좌완 황영국도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위태위태한 피칭을 했다.
한화는 이날 타선이 5점을 올렸다. 4회까지 2점차로 뒤졌을뿐 포기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피로가 쌓여있는 승리조를 투입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컸다. 어쩔 수 없이 아껴둔 추격조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추격 의지도 꺾이며 11점을 주고 패했다. 
하지만 추격조 투수들의 투구만 탓할 수도 없는 게 그들의 등판 간격이 너무 길었다는데 있다. 구본범은 지난달 23일 대전 두산전 이후 17일만의 실전경기 등판이었다. 임기영 역시 지난달 15일 2군 SK전 이후 무려 25일 만이었다. 1군 첫 등판 황영국도 지난 1일 2군 KIA전 이후 9일만의 마운드였다.
등판 간격이 길었기 때문에 실전 투구 감각이 어느 정도 떨어진 상태였다. 단순히 결과만 놓고 아쉬워하기에는 컨디션 조절이 결코 쉽지 않았다. 오랜만의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긴 추격조이지만 이날 등판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불펜투수에게는 적당한 간격의 등판이 필요하다. 승리조 집중 투입의 또 다른 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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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범(위) 황영국(아래).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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