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호포' 이대호의 다짐과 가능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1 08: 30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린 화끈한 한 방이었다. 시즌 5호포를 쏘아올린 이대호(32, 소프트뱅크)가 더 분발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장타가 잘 나오지 않아 초조했던 이대호다. 타 팀 외국인 선수와는 비교도 어쩔 수 없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타율까지 떨어지며 슬럼프가 길어졌다. 하지만 10일 경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대호는 10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 홈경기에 선발 4번 지명타자로 출장, 0-0이던 4회 1사 1루에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1일 오릭스전에서 4호 홈런을 쏘아올린 뒤 9일 만에 나온 시즌 5호포였다.
세이부 선발 도가메 겐을 상대로 1회 첫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던 이대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도가메의 6구째 커브가 밋밋하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완벽한 중심이동, 그리고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비록 나머지 타석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한 차례 기분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홈런 후 이대호의 세리모니는 평소보다 더 컸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공통된 이야기다. 는 “공이 스탠드에 꽂히는 순간 양손을 올리고 우렁찬 외침을 선보였다”고 표현했다. 동료들과의 하이파이브에서도 평소보다 더 큰 기쁨이 묻어 나왔다. 이대호는 경기 후 이에 대해 “오래간만의 홈런에 흥분해 그와 같은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대호 스스로도 이 홈런에 대해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홈런을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이대호의 각오다. 이대호는 최근 장타 실종과 더불어 한 때 3할 중반에 이르던 타율까지 쭉쭉 떨어졌다. 10일 현재 이대호의 타율은 2할6푼7리로 기대에는 못 미치는 편. 그러나 6월 이후에 강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벤치의 믿음도 굳건하다. 상대적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는 4번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다.
이대호 또한 “시즌 초반 앞으로 내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소프트뱅크는 3번 우치카와 세이치(.365)와 5번 하세가와 유야(.359)가 절정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호까지 살아난다면 핵타선의 완성도 가능하다. 팀과 언론이 이대호의 5호 홈런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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