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황선홍의 굳건한 믿음, '애제자' 이명주의 특별한 응답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5.11 10: 44

'스승'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굳건한 믿음에 '애제자' 이명주(24, 포항 스틸러스)가 남다른 응답을 했다.
지난 10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의 제철가 더비는 유독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한 남자의 발끝에 시선이 집중됐다. 주인공은 포항의 에이스 이명주였다. K리그 최다 연속 공격포인트 신기록을 세우며 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설움을 떨쳐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전 이명주에게 진심어린 조언과 함께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이명주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했다. 분명한 건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정답이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황 감독은 "'나는 매사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일 뿐이다'는 인터뷰 내용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만 갖고 있으면 본인의 가치를 틀림없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애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황 감독은 또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월드컵까지 한 달이 남아있으니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아쉽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준비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좋은 선수인지 아닌지는 앞으로가 판단해줄 것이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준다면 분명 큰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조언을 건넸다.
스승의 외침이 들렸던 것일까. 이명주는 월드컵 탈락의 충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올 시즌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종일관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7개의 슈팅 중 5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다. 드리블, 패스, 크로스, 슈팅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흡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이명주의 활약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수치상 1골 2도움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여러 가지를 성실히 해서 포인트도 올렸다. 개인적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애제자에게 엄지를 들어올렸다.
이명주도 "감독님이 옆에서 도와줬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스승에게 공을 돌렸다. 이명주는 이날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K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마니치(1997년, 당시 부산, 6골 5도움), 까보레(2007년, 당시 경남, 7골 5도움), 에닝요(2008년, 당시 대구, 8골 4도움), 이근호(2013년, 상주, 9골 4도움)가 세웠던 9경기를 넘어섰다. 스승의 굳건한 믿음에 특별하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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