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전설' 이동국이 보여준 'K리그 베테랑의 품격'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5.11 11: 20

전북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라이언킹' 이동국(35)이 다시 한 번 '베테랑의 품격'을 보였다.
이동국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4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K리그 통산 159번째 득점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최고기록을 경신한 이동국은 팀의 연패를 막는 시원한 선제골로 전주성을 찾은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K리그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이동국은 이제 모든 것에 초연한 모습이다. 센츄리클럽 가입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유독 월드컵과 악연이 많은 그였기에 브라질에서 그동안의 한을 털어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을 법했지만, 이동국은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개인의 욕심을 내세우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다. 이동국은 자신이 팀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자신을 믿고 보여주는 신뢰와 팀원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묵묵히 전북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광저우전에서 오른 새끼 발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고도 이를 악물고 뛴 그의 '부상투혼'이 이를 증명한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국은 이날 최근 잠잠하던 득점포까지 재가동하며 자신이 왜 K리그의 전설인지 증명했다.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기인 발리슈팅으로 완벽하게 밀어넣은 그의 골에는 이동국의 뜨거운 각오와 차가운 평정심이 공존하고 있었다.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소속팀 전북에서 K리그 클래식 정상 등극을 노리는 이동국은 K리그의 '진화하는 전설'이다. 어떤 상황에 처해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베테랑의 품격은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아니더라도, 그를 목표로 하는 수많은 후배들에게 값진 교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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