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큼은 달라' 경북고, 명문고 자존심 회복할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5.11 11: 25

야구 명문고의 자존심을 회복할까. 경북고가 올 시즌 정상 등극에 도전장을 던졌다.
잘 알려진대로 경북고는 고교야구의 전통적인 강호로 군림했다. 경북고는 1960, 1970년대 고교 무대를 휘어잡았다. 탄탄한 마운드와 화끈한 공격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황금 전성기를 누렸다.
삼성 라이온즈 초대 감독으로 잘 알려진 서영무 감독은 1971년 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봉황대기 등 4개 대회 정상 등극을 이끌었고 임신근, 남우식, 황규봉, 이선희는 완벽투를 뽐내며 경북고의 황금 전성기의 주인공 구실을 했다. 당시 경북고와 맞붙었던 상대 선수들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팀"이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그리고 경북고는 1981년 청룡기, 봉황대기, 황금사자기, 전국체전 등 4개 대회를 제패하며 사상 첫 4관왕 신화를 일궈냈다.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는데 12년을 기다려야 했다. 경북고는 1993년 청룡기 결승전서 군산상고를 7-3으로 꺾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엽(삼성), 김수관(포철고 코치), 강동우(두산 코치), 조문식(구미중 감독)이 경북고의 청룡기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이후 경북고는 단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경북고는 2008년 봉황대기 결승전서 대구고에 1-2로 패하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올해 만큼은 다르다. 대구 아마야구계에서는 "경북고의 전력이 확실히 탄탄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난해 투타 핵심이었던 박세웅(kt 투수)과 이지우(NC 외야수)의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경북고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 권역별 예선서 전승을 거뒀다.
"투타 짜임새가 한층 좋아졌다"는 게 박상길 경북고 감독의 설명이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확 낮춘 게 가장 눈에 띈다. 탄탄한 마운드와 수비는 강팀의 조건. 에이스 이상동과 박세웅의 친동생으로 잘 알려진 박세진, 최충연, 나태환 등 4명이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또한 수비 실책이 거의 없다는 게 강점이다. 이는 투수들에게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공격력을 살펴보면 9번 최경모-1번 홍성곤-2번 김창용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세터는 최대 강점이다. 이들이 득점 찬스를 마련하면 김선태, 강효빈, 허웅, 허정수 등 중심 타선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타점을 생산한다. 박상길 감독은 "특출나게 뛰어난 상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모교 동문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학부모들의 헌신 또한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상길 감독은 "사관회 선배님들과 경맥 청운리그 동문들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치맛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경북고 야구부 학부모들은 오로지 아이들이 건강하게 운동하면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경북고는 오는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서 천안 북일고와 맞붙는다. 강팀과의 첫 대결에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박상길 감독은 "강팀은 언젠가는 만나야 한다. 첫 경기부터 한 번 밀어부치겠다"면서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선수들끼리 잘 뭉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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