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또 한 번의 신화를 쓸 예정이다. 선거특집이라는 공익성이 강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지난 1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차세대 리더로 선출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선거 유세를 펼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등 6명의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선거 운동에 나섰다.
돋보였던 것은 멤버들의 각기 다른 유세 방식이 주는 재미였다. 노홍철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에 어울리도록 선거 운동 도중 뽑힌 네 명의 시민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마치 가족이나 친구가 된 듯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유느님’ 유재석은 에어로빅 학원, 사우나 등을 돌며 함께 춤을 추고 때를 밀어주는 등 밀착 선거 운동으로 감동과 재미를 줬다.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평소 아이돌 그룹들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던 정형돈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이용해 SNS로 자신을 홍보했으며 정준하는 박현빈, 김신영, 박지윤 등 친분 있는 방송인들의 도움을 받아 시장을 돌며 운동을 했다.
하하 역시 ‘초통령’이란 별명에 어울리게 한 유치원을 찾아 어린이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박명수는 MBC 출신 개그맨 대 선배 한무를 찾아지지 약속을 받아냈다.
하나같이 다른 멤버들의 선거 운동 과정은 실제 선거 운동과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패러디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분홍색의 점퍼를 입고 흥겨운 트로트 주제가를 부르며 선거 운동원들과 시장을 도는 정준하와 명망 높은 선배를 찾아 지지를 부탁하며 '정통성'을 강조하는 박명수, 자신의 표밭인 유치원생들과 아이돌들을 집중 관리하는 하하와 정형돈의 모습은 기존 선거 운동을 판박이인 듯 닮아 있어 웃음을 줬다.
때밀이로 나선 유재석과 시민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노홍철은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진심으로 시민들과 시간을 보내고 즐겼다는 점에서 기존의 흔한 선거 운동과는 차별화가 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재석은 에어로빅 아주머니들과 신나게 춤을 추고 등을 밀어줄 사람이 없는 사우나 중년 남성들을 위해 손수 때를 밀어주는 땀방울 어린 정성을 보였다. 노홍철 역시 평소 유명한 '결벽증' 환자(?)로 알려져 있음에도 전혀 모르는 타인들이 자신의 집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아 놀라움을 줬다.
그 때문일까. 멤버들 간의 놀라운 지지율의 차이가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과 노홍철은 다른 네 멤버들을 제치고 압도적 표차로 종합 선호도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물론 개개인의 이미지나 인기 등의 변수를 무시할 수 없지만, 유독 시민들 사이로 나가 진심어린 호흡을 보였던 두 후보의 선거운동이 빛을 발한 듯 해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처럼 '무한도전' 선거특집은 진심어린 선거 운동에 목이 마른 시청자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다시한 번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선거운동 결과는 민심을 잘 반영하며 기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정치권에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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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