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정식감독 부임,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11 18: 27

LG가 양상문 신임 감독을 공식 발표했다.
LG는 11일 김기태 전 감독의 후임으로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지난달 23일 자진 사퇴로 물러난 뒤 18일 만에 양상문 감독 체제로 전환한다. 시즌 중 정식 감독 부임이라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된 가운데 양상문의 LG가 반전을 일으킬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시즌 중 정식 감독 부임 사례는 1983년 MBC가 있었다. MBC는 백인천 감독이 구단과 불화로 전기리그 16경기 만에 낙마한 뒤 한동화·유백만 감독대행체제로 운용됐다. MBC는 전기리그 막판이었던 6월25일 김동엽 신임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했다.

김동엽 감독 체제에서 MBC는 후기리그 50경기에서 30승19패1무 승률 6할1푼2리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전후기리그 제도라 급반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MBC는 한국시리즈에서 보너스 지급 문제로 선수단 사기가 저하돼 해태에 4패1무로 무릎을 꿇었고, 김동엽 감독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1991년 OB도 시즌 중 정식 감독을 선임했다. 이재우 감독이 8월1일 중도 퇴진한 가운데 바통을 넘겨받은 윤동균 감독대행이 그해 9월9일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감독대행으로 37경기에서 19승17패1무로 호성적을 냈고, 정식 감독이 된 뒤 마지막 10경기에도 7승3패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해 OB는 일찌감치 최하위로 추락한 상황이었고, 윤동균 감독 체제에서도 큰 반전을 이루지 못한 채 최하위로 마감했다. 다만 윤 감독은 원년 OB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차기 감독감으로 지목받았기에 시즌 막판 정식 감독 선임이 가능했다.
현재 LG와 가장 비슷한 사례로는 2002년 롯데의 케이스를 들 수 있다. 2002년 롯데는 우용득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급격한 성적 부진 탓에 중도 해임했다. 그게 6월21일의 일. 롯데의 일 처리는 빨랐다. 감독 해임 이후 4일이 지난 6월25일 야인으로 지내던 백인천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 왔다.
백 감독 부임 전까지 롯데는 17승44패1무 승률 2할7푼9리로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71경기에는 18승53패 승률 2할5푼4리로 더 떨어졌다. 롯데는 35승97패1무 승률 2할6푼5리로 21세기 한국프로야구 최악의 성적을 냈다. 기본 전력이 안 갖춰진 상태에서 팀 파악이 안 된 외부 인물로는 시즌 중 감독 선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LG는 11일 현재까지 10승23패1무 승률 3할3리로 9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아직 94경기가 더 남아있다. 역대 시즌 중 정식 감독 부임 사례로는 가장 많이 남은 경기수. 4위 롯데와 승차는 7.5경기로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은 5월 중순이며 LG 전력상 충분히 반등 가능하다. 과연 양상문 감독 체제 LG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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