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김성근 전 감독(현 고양원더스) 이후 최초로 투수 출신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LG는 11일 공석이 된 감독 자리에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양 신임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7 시즌까지 3년 6개월이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포함 총 13억 5000만원이다. 계약금과 연봉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양 감독은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감독으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양 위원은 1994년 롯데 투수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2시즌부터 2003시즌까지 LG에서 투수코치를 맡았던 양 위원은 2004 시즌부터 2005 시즌까지 제 11대 롯데 감독도 역임했다.

롯데 지휘봉을 잡은 양 감독은 2004 시즌 50승 72패 11무 최하위, 2005 시즌 58승 67패 1무 5위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대호, 강민호 등 향후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팀의 틀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7 시즌 LG로 돌아와 2008 시즌까지 다시 투수코치를 했고, 2010 시즌에는 롯데에서 투수코치를 맡았다. 프로 팀 외에 2009 WBC, 2013 WBC에서 대표팀 투수코치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LG는 양 감독과 계약하며 오랜만에 투수 출신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LG는 2002 시즌 직후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뒤 이광환-이순철-김재박-박종훈-김기태 감독을 차례로 선임했으나 모두 야수 출신이었다. 역대 17명인 LG 감독 중 투수 출신은 유백만 전 감독과 김성근 전 감독이 전부다.
LG는 차명석 전 투수코치의 조련 속에 지난해 3.72로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선 팀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정현욱과 계약하며 마운드를 보강한 LG는 시즌 중 1군에 올라온 류제국이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는 등 선발과 불펜이 조화된 강한 마운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올해는 팀 평균자책점 5.11로 이 부문 7위에 머무르고 있다. 부상으로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를 잃은 가운데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신정락, 우규민, 류제국 등도 지난해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LG는 팀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할 가장 적합한 카드로 투수 전문가인 양 감독을 선택했다. 2002년 이후 최초의 투수 출신 사령탑인 양상문 신임 감독이 LG의 마운드를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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