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혜선은 성장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엔젤 아이즈'를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인 그는 지금까지의 서러움을 모두 토해내듯 애틋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엔젤아이즈'에서 구헤선이 분한 윤수완은 눈물과 웃음이 모두 많은 인물이다. 본성은 밝지만 주변을 둘러싼 환경이 그를 자주 눈물짓게 한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10회에서도 윤수완은 울고 울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윤수완의 눈물은 그의 아버지 윤재범(정진영 분)의 마음을 돌리는 열쇠가 됐다. 그의 눈물에 담긴 박동주(이상윤 분)를 향한 진심은 극구 반대를 외치던 재범의 마음마저 녹였다.
그리고 윤수완이 된 구혜선은 '잘' 울었다. 소녀의 외모로 서러움을 토해내고, 진심을 털어놓으며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에 마음이 녹은 것은 비단 극 중 재범 뿐만이 아니리라.

사실 과거의 구혜선에겐 예쁜 외모 그 이상의 수식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도 아니면 영화 감독으로서의 구혜선 혹은 화가 구혜선이 그를 설명해줬다. 본업인 연기인 그이지만 연기파 배우라는 수석어를 붙이기엔 다소 어색한 감이 있던 게 사실.
이는 그가 그동안 연기보다는 다른 활동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탓도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3월 종영한 SBS '부탁해요 캡틴' 이후 국내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언론은 그가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연출했다는 소식만 전했다. 점점 연기자 구혜선의 모습은 희미해져갔다.
그러나 돌아온 구혜선은 달랐다. '엔젤 아이즈'로 2년여 만에 안방극장을 찾아온 구혜선은 분명히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예쁜 외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윤수완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상큼해보이기만 했던 미소는 이제 어딘가 모르게 상처를 지닌 듯해보였고, 큰 눈망울에서 흐르는 눈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이 드라마 속에서 그가 보여준 눈물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오버스럽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절제하지도 않은 그의 눈물은 윤수완과 잘 어울렸다. 이와 함께 울분을 표출하는 대사 처리 또한 자연스러웠다.
연기로 돌아온 구혜선은 발군의 연기로 연기자로서의 구혜선을 지켜냈다. 영화감독, 화가 구혜선도 물론 좋지만 시청자는 연기하는 구혜선이 반갑다.
한편 '엔젤아이즈'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첫 사랑을 떠나보낸 남녀 주인공이 12년 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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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아이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