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백투마이페이스’, 성형시대에 화두를 던지다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5.12 07: 17

“성형들 하십니까? 강남 사거리에서 방금 지나간 여자가 또 지나가서 많이 당황하셨죠? 저도 별다방에서 커피 마시던 언니, 포장마차에서 소맥말고 있어 많이 당황했습니다. 언니들 이건 아니잖아! 우리가 잃어버린 개성 찾아줄게요. 느낌 아니까”
SBS가 몰개성의 성형시대에 화두를 던졌다. 국내최초 성형복원 리얼리티 ‘백투마이페이스’를 통해 성형미인들의 내면에 있던 상처와 결핍을 치료, 외모 차별로 성형을 조장하는 사회에 일침을 가하면서도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감행하는 사람들에게 심사숙고할 여지를 남겼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SBS '백 투 마이 페이스'에는 최소 2회부터 최대 23회까지. 평균 11차례 시술을 받은 대한민국 성형미인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성형으로 비슷해진 얼굴에 대해 “성형한 얼굴이 예쁘기는 하다. 그래도 차라리 하지 말걸.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린 기분이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특히 성형에 대해 후회하면서도 또 다른 성형 유혹으로 고민하는 일부 출연자들(안세영, 강유나, 이준영, 김이정, 신성훈)은 합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이 용기 내 합숙에 참여한 이유 역시 자신감 회복. 특히 가장 늦게 합류한 안세영은 “얼굴에 대한 불만보다 마음속 불만을 없애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에 MC 박명수는 “처음에는 이분들이 성형중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마음이 닫혀있고 자신감이 없는 상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명수가 본 그대로였다. 안세영은 어린시절부터 외모에 대한 차별로 받았던 마음 속 상처를 꺼내놓으며 이젠 달라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장 마지막으로 한 볼과 턱 지방이식 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성형수술이 얼굴을 바꿔주지만 내 삶을 바꿔주지는 않았다. 안은 텅텅 빈 채로 예쁜 포장지만 두르려고 하니까 욕을 먹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지난 날을 반성했다.
그런가하면 이준영은 “사람들이 제 이미지를 너무 좋지 않게 보니까 그것 때문에 성형을 했다. 옷가게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손님들이 차가운 인상을 지적했다. ‘왜 쪄려보냐고’ 시비가 붙은 적도 많다”며 “차가운 이미지를 고치려고 했던 수술이지만 사람들 시선은 여전하다. 여성스럽게 보이고 싶다”고 고백했다.
트로트가수 신성훈 역시 가족들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은 아픈 가정사를 공개, “가족들과 인연을 다 끊고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 성형을 시작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예뻐지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상처를 극복하고 싶어서 선택했던 성형수술. 이 같은 심리는 다양한 심리 검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이들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참가자들에게 얼굴보다 마음을 먼저 들여다볼 것을 주문, 각자에게 맞는 개별 미션을 통해 콤플렉스를 대면하고 왜곡된 신체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시간을 갖게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참가자들. 특히 개성만점 배우 라미란을 만나 조언을 들은 배우지망생 김이정은 자연스러운 얼굴로 돌아가기 위한 복원수술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신성훈 역시 자연스러운 과거 얼굴을 찾기 위해 성형 부작용까지 염두에 두며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한 달 후, 성형 미인들의 자존감 찾기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이정과 신성훈은 한결 자연스러워진 얼굴로 등장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결 밝아진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 역시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또 복원수술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참가자들도 “지금의 얼굴에 만족하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 이상의 성형은 하지 않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사실 방송 전, ‘백투마이페이스’는 성형으로 달라진 얼굴을 복원성형으로 회복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성형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하지만 김이정의 복원수술을 담당한 정윤재 성형외과 의사는 “복원수술도 일종의 성형수술이지만 미용수술이 가진 부작용을 해결해주는 치료의 개념이 많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외모에 집착하고 열등감을 표출하며 불안정했던 출연자들이 자기애를 꽉꽉 채워 건강하게 등장한 변화는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단순히 성형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지나친 성형으로 불편 혹은 아픔을 겪는 이들을 도와주며 이들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끌어내는 기획 의도가 여실히 반영된 것. 그 결과 ‘백투마이페이스’는 뜨거운 관심과 호평 속에 막을 내리며 여운을 남겼다. 
minhee@osen.co.kr
SBS '백투마이페이스'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