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강팀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다.”
LG 양상문 감독의 목표점은 분명했다. 일회성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꾸준한 팀’을 강조했다. 양 감독이 2004시즌과 2005시즌 롯데 리빌딩의 틀을 구축한 것을 돌아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현재 LG 2군은 20승 6패 2무로 퓨처스 북부리그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10승 23패 1무로 최하위인 1군 성적과 상반된다. 물론 아직 시즌 전체 일정의 3분의 1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LG 1군과 2군 모두 순위가 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LG 1군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을 때의 선수들 대부분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삼아 선수단을 운용해선 쉽지 않다. 양 감독이 원하는 ‘꾸준한 팀’과는 거리가 멀어질지도 모른다. 전임자 김기태 감독 또한 쉬지 않고 2군 선수들을 1군으로 콜업, 새 얼굴을 발굴하는 데 부단히 애를 썼다. 양 감독이 롯데에서 보인 과감성과 유망주 육성 노하우가 발휘된다면, LG는 현재보다 미래가 밝은 팀이 될 수 있다.
자원은 충분하다. 신고선수를 포함한 선수 규모에서 리그 최다를 자랑하는 만큼, 수많은 유망주들이 있다.
1군 선수만 놓고 봐도 그렇다. 정의윤 이병규(7번) 김용의 박경수 박용근 등 아직 정점을 찍지 않은 20대 후반서 30대 초반 선수들이 상당수다. 오지환 문선재 백창수 조윤준 최승준 신정락 임지섭 정찬헌 임정우 등 엄청난 재능을 지닌 20대 초중반 어린선수들도 수두룩하다.
여기에 2군서 맹활약 중인 배병옥 채은성 양원혁 황목치승 한석현등의 야수들과 빠른 공을 뿌리는 배민관 장진용 이형종 등도 미래가 기대된다. 군복무 중인 임찬규 최성훈 유강남 나성용 강승호 김재율 서상우 윤정우 정주현도 빼놓을 수 없다.
LG 2군과 재활군이 오는 7월부터 경기도 이천 최신식 시설로 이전하는 것도 호재다. 그동안 LG 유망주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실내 연습장이 마땅치 않아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정상적인 연습이 불가능했다. 숙소와 그라운드도 거리가 있어 오고가기 불편했다. LG 감독 자리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 하지만, 신예 육성 환경 하나는 어느 팀 못지않게 좋다.
양 감독은 롯데에서 보낸 2년을 통해 확실한 육성 철학을 습득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 4월 리빌딩과 관련해 “롯데에 있을 때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박기혁 모두에게 최소 50, 60경기 출장을 보장해줬었다. 그래야만 선수들이 알아서 성장할 수 있다”며 “리빌딩은 인내가 필요한 힘든 직업이지만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LG는 수많은 유망주들이 팀을 떠나고 나서 잠재력이 폭발하는 아픔을 겪었다. 양 감독이 LG 유망주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