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여전히 캔디도 쥴리엣도 된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5.12 08: 00

배우 김희선이 밝고 씩씩하지만 비극적인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세월이 흐른 미녀스타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이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캔디도, 쥴리엣도 가능한 김희선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속 김희선은 차해원이란 캐릭터에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사랑과 복수에 울고 웃는 그는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자신을 향한 이서진의 일편단심 순애보에 애끊는 폭풍 눈물 열연을 선보였다.
극 초반에는 힘겨운 처지에서도 꿋꿋한 생존력과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캔디 같은 해원이었다. 사투리가 어색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중요한 것은 감정 연기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투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이 캔디는 이제 로미오와 쥴리엣의 쥴리엣이 돼 가고 있다. 숨겨졌던 과거를 알고, 맹목적인 사랑을 드러내는 강동석(이서진)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자신 때문에 가족까지 버리려는 강동석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줄 수 없어 헤어지기로 결심한 차해원의 안타까운 애심은 보는 이를 먹먹하게 만든다.
동석의 가족들이 모두 해원을 반대하는 상황. 이에 해원 역시 “저희, 헤어질 겁미다! 식구들이 반대하는 결혼은 절대로 안 할겁니다!”라며 가족들을 진정시키위해 나섰다. 하지만 동석은 차해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은 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집을 나서는 차해원에게 “니 누명 벗기구, 오치수 잡구 나면 정식으로 청혼할게. 그때까지 제발 가만히 있어.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라고 진심을 전했다. 순간 차해원은 울컥 치! 어 오르는 슬픔을 감춘 채 강동석을 쳐다보며 “제 정신이 아니구나, 진짜”라고 애써 동석을 뿌리쳤다.
“동석이 오빠야 절대로 식구들 못 떠납미다. 오빠야가 얼마나 식구들을 좋아하는데. 제가 꼭 돌려 보낼테이까 저 믿어주세요”라는 해원의 모습은 사랑하지만 떠나야하는 비극적인 여주인공 그 자체다. 아버지가 낸 사고로 가족의 슬픔을 감내해야했던 동석이 가족들을 버리면서까지 해원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쏟아내는 모습은 로미오와 쥴리엣처럼 그 비극성을 강조시킨다.
김희선은 이제야 사랑을 찾았지만 다시금 맘 놓고 사랑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차해원의 감정을 오롯이 눈물방울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 오승훈(박주형)의 자백으로 인해 해원에 대한 누명이 완전히 벗겨졌지만 해원은 자신의 아빠가 낸 자전거 사고를 거론하며, 이뤄질 수 없는 두 사람의 현실을 전한 상태다. 캔디에서 쥴리엣,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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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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