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드라마 ‘밀회’가 비지상파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MBC ‘무한도전’, KBS 2TV ‘풀하우스’에서 패러디될 만큼 대중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믿고 보는 김희애와 유아인의 아름다운 만남

‘밀회’가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20살차이 나는 연상연하의 사랑이라는 소재와 그 역할을 배우 김희애, 유아인이 연기하게 됐다는 것. 김희애는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인 것은 물론, 뛰어난 패션감각, 의외의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고 있었다. 유아인도 이른 나이에 스타덤에 오른 후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연기력을 다질 수 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20대 배우 중 독보적인 연기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했다. 이러한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 큰 화제를 낳았던 ‘밀회’는 시작 전 둘의 어울림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드라마가 시작하자 이러한 우려는 말끔히 씻어졌다. 우아한 커리어우먼인 40살 여인이 20살의 순수한 천재 피아니스트를 만나 사랑과 번뇌를 급속히 오가는 내면 연기가 많아 소화하기 쉽지 않은 배역을 김희애는 ‘역시’라는 찬사를 들으며 훌륭히 소화해냈다. 특히 천재 피아니스트 역이었던 만큼 심적 부담이 컸을 피아노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해내 전문가들과 누리꾼들의 감탄 세례가 쏟아졌다.

▲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의 찰진 호흡
전작 ‘아내의 자격’을 통해서 찰진 호흡을 선보였던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씨실과 날실을 직조하듯 정교하게 짜인 구성력과 우리 사회의 명암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명료한 주제의식, 매 회 등장했던 명대사 등 정성주 작가의 필력으로 ‘밀회’의 얼개를 짜내면, 안판석 감독은 섬세한 연출력으로 살아 숨 쉬는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은 작품에 꼭 필요하다면 긴 시간이 걸리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장면 모두 그려내는 뚝심 있는 구성과 연출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청각과 방 안 풍경만으로 은유적으로 그려냈던 베드신이나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의 완곡을 모두 틀었던 장면은 그러한 이유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제2의 주인공 ‘음악’
‘밀회’ 제2의 주인공은 음악이었다. 드라마 초반에는 클래식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밀회’만큼 클래식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 이미 티저 영상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클래식 음악은 드라마가 시작되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내릴 만큼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김희애와 유아인이 감정을 교류하게 된 첫 곡 슈베르트의 ‘판타지아’는 드라마가 방영되자마자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한다는 뜻의 ‘연탄’과 함께 검색어에 오를 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유아인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였던 피아노 연주 장면에서는 유아인의 연기력과 더불어 연주한 곡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
또한 클래식 곡뿐만 아니라 김희애의 힘들었던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이라는 올드팝도 마찬가지로 방영 직후 검색어에 오르며 크게 회자됐다. 이렇듯 작품과 어울리는 탁월한 선곡, 더불어 클래식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만으로 ‘밀회’가 빛나는 이유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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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