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의 예외에 당한 커쇼의 첫 피홈런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05.12 09: 27

[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야구는 확률의 경기다. 하지만 100% 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게 월드시리즈 2회 우승을 차지한 브루스 보치 감독이든 사이영상 2회에 수상에 빛나는 클레이튼 커쇼 든 누구에게도 100%는 없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9일부터 4연전을 벌이는 도중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받은 질문이 샌프란시스코 수비진의 시프트였다. 샌프란시스코가 다저스 타자에 따른 시프트로 번번이 좋은 타구를 범타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특히 다저스의 3,4번 핸리 라미레스,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철처히 시프트에 당했다.
라미레스는 2루수까지 2-3루 사이에 서는 시프트로, 이번 시리즈 3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  곤살레스는 반대로 유격수까지 1-2루 사이에 서는 시프트로 12타수 1안타에 그쳐야 했다.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4차전이 열린 12일(이하 한국시간)0-1로 뒤지던 다저스가 6회 선두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공격을 이어갔다. 라미레스가 타석에 나오자 샌프란시스코는 예외 없이 시프트를 펼쳤다. ‘예상대로’  타구는 2루 베이즈 좌측으로 갔다. 하지만 2루와 3루 사이에 수비수 3명이 서 있던 것이 오히려 문제였다.
3루 쪽으로 더 붙어 있던 유격수 에이레 아드리안자가 타구를 향해 달리면서 2루수 (2루 베이스 좌측에 있던)브랜든 힉스의 시야를 가렸다. 아드리안자가 처리하기엔 조금 먼 거리였는데 타구를 향해 달리다 뒤에 있던 동료의 수비만 방해한 꼴이 됐다.
이 바람에 타구는 좌중간으로 빠졌고 샌프란시스코 좌익수가 이를 잡았을 때 또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당황한 아드리안자와 힉스가 서로를 쳐다보며 2루 베이스를 비운 사이 타자주자 라미레스가 2루까지 달려 살았다. 기록상은 2루타였지만 시프트가 가져온 역효과였다. 여기서 다저스는 곤살레스의 중전안타로 2-1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클레이튼 커쇼는 더 아프게 확률의 예외를 맛봐야 했다. 다저스가 2-1로 역전에 성공한 7회 무사 1루, 커쇼는 브랜든 힉스를 상대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상대다.
1회 첫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2에서 슬라이더(89마일)를 던져 헛스윙을, 4회에는 74마일자리 커브로 헛스윙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7회, 이번에도 힉스는 볼카운트 2-0으로 몰렸다. 커쇼가 던진 3구째는  74마일 커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복판으로 떨어지는 볼을 힉스가 놓치지 않았고 좌월 2점 홈런이 됐다. 커쇼의 시즌 첫 피홈런이자 커쇼의 강판을 재촉한 홈런이기도 했다. 커쇼는 2009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맷 할러데이에게 커브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후 이번이  두 번째 커브 피홈런이다. 정규시즌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커브를 던지다 맞은 첫 홈런인 셈이다.
야구는 확률의 경기지만 100% 확률은 존재하지 않는 경기이기도 하다. nangap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