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득점 승리, 그리고 원정 승리라는 이중고를 넘어야만 한다.
지난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전북 현대는 우승을 차지하면서 '역전의 명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조별리그부터 우승까지 매 경기가 손에 땀을 쥐는 승부와 역전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5차전까지 승점 10점으로 다롄 스더(중국)에 승점 2점이 부족했던 전북은 최종전 다롄 스더와 승부서 3-1로 승리하면서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8강에서는 상화이 선화와 1차전서 0-1로 패한 뒤 2차전서 4-2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는 울산 현대에 1차전에서 2-3으로 지고 2차전에서 4-1로 승리해 결승에 올랐다.
벌써 8년이 지난 옛 이야기다. 하지만 전북은 지금 8년 전의 모습이 재현되길 바라고 있다.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2로 패배한 전북은 2차전에서 2-1로 승리한 후 연장전에서 승리하거나 3득점 이상을 한 후 승리해야 8강행 티켓을 차지할 수 있다. 1차전에서의 패배, 그리고 1차전에서 2골이나 내준 것은 홈 앤드 어웨이 토너먼트 승부에서는 치명적이다.

다득점이 절실한 상황. 하지만 이번 시즌 전북의 득점력은 기대에 충족할 수준의 것이 아니다. 전북은 2014년 20차례의 공식 경기서 3골 이상을 기록한 적은 4차례다. 그러나 최근 3경기서 2득점에 그칠 정도로 무뎌진 공격진의 발 끝은 전북의 다득점 기대를 낮추게 한다. 물론 다른 경기와 다르게 이날 경기서는 다득점 승리가 필요한 만큼 공격적인 운영을 펼칠 전망이지만, 수비 밸런스에 대한 걱정이 있는 만큼 완성도 높은 공격이 펼쳐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원정 승리가 좋지 않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10차례의 원정 경기서 3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상대가 포항이라는 점이 문제다. 포항이 안방에서 최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은 이번 시즌 10차례의 홈 경기서 6승 3무 1패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진 것은 시즌 초 울산 현대에 당한 0-1 패배. 게다가 안방에서는 다실점 패배를 당한 적이 없다. 포항 원정에서 2골 이상 승리가 필요한 전북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조건을 봤을 때 포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하지만 포항은 그 조건을 모두 잊겠다는 입장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1차전 결과는 잊겠다"며 냉정함으로 경기에 임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공격수에게 집중되는 플레이보다는 모든 선수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필요하다"며 다득점을 위해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해 포항을 공략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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