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관의 마술이 다시 발휘될 것인가.
LG가 양상문 시대를 맞아 극약처방에 나섰다. 지난 11일 LG 제12대 감독으로 선임된 양상문 감독은 12일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통해 1·2군 코치 변경을 단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김무관 2군 감독의 1군 타격코치 복귀다. 김무관 코치는 2013시즌이 끝나고 LG의 미래를 열기위해 2군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올 시즌 LG 2군을 20승 6패 2무, 퓨처스리그 최강자로 만들었다. 부임 첫 시즌부터 팀 타율 2할8푼6리 경기당 평균 6.79점을 뽑는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LG 2군 선수들은 “10점을 줘도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언제든지 점수를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선다”며 승리와 성장의 즐거움을 동시에 맛보고 있다.

하지만 LG 1군은 2군과 정반대다. 3주가 넘게 10승 23패 1무로 최하위로 떨어져있다. 팀 타율 2할7푼5리 경기당 평균 4.65점을 올리고 있다. 2013시즌에는 팀 타율 2할8푼2리 경기당 평균 4.81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이 타고투저임을 염두에 두면, 그리고 조쉬 벨이 이미 작년 팀 내 개인 최다 홈런 9개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을 보면, 실질적인 차이는 더 크다.
더 큰 차이는 병살타다. 작년 LG는 시즌 총 병살타 80개 경기당 0.63개로 리그에서 병살타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병살타 37개, 경기당 1.09개로 리그 최다다. 양 감독이 김 코치를 1군에 부른 것도 병살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타선은 조쉬 벨이 합류한 것 외에는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김 코치의 경기 중 족집게 지도도 LG에 큰 힘이 됐었다. 김 코치는 결정적인 순간, 부담을 느끼는 타자에게 상대투수가 던질 코스와 구종을 찍어줬다. 주로 베테랑보다는 신예선수에게 이러한 조언을 던진다. LG 선수들은 김 코치의 족집게 성공률이 상당히 높다고 믿고 있다. 지난해 LG가 득점권 타율 2할9푼5리로 리그 2위에 오른 것도 이래저래 김 코치의 지도력이 컸다.
2013시즌 LG 타선은 신예선수들은 달렸고 베테랑들은 해결했다. 한 방은 부족해도 집중타로 매섭게 상대 투수를 몰아쳤었다. 올 시즌에는 조쉬 벨로 인해 장타력이 보강됐다. 올해 김 코치는 2군 경기가 끝나면 1군 경기를 체크해왔다. 시즌 전에는 간간히 시범경기를 보며 각 팀 외국인타자의 스윙 궤도로 올 시즌 성적을 예측하기도 했다. 직책은 2군 감독이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외국인타자를 연구하는 본능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정상적인 출발과는 거리가 있다. 보통 스프링캠프서 선수 면면을 파악하고 한 시즌의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김 코치는 지난겨울 2군 스프링캠프에 나섰다. 그 사이 1군에는 스윙 궤도, 타격 스탠스 등이 변한 타자가 꽤 된다.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에, 쉽게 손대기 힘들다. 약 6개월의 시간차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김 코치가 타선을 지난해로 돌려놓는다면, LG도 타고투저 시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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