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승격 기회에서도 윤석민(28, 볼티모어)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트리플A에서 더 구위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윤석민의 다음 상대는 왕젠밍(34)으로 결정됐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들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가 우완 불펜 요원인 프레스턴 길메트(27)를 메이저리그(MLB)에 승격시켰다”라고 보도했다. 볼티모어는 13일부터 홈에서 열릴 디트로이트와의 3연전에 대비해 새로운 우완 불펜 요원 승격을 고려하고 있었고 끝내 길메트가 낙점을 받았다. 12일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진 불펜 요원 T.J 맥파랜드는 소화 이닝상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다.
당초 볼티모어는 2~3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이른바 ‘롱맨’을 승격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정상 디트로이트 3연전에 쓰기 어려운 케빈 가우스먼과 마이크 라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들이 주목을 받았다. 스티브 존슨, 윤석민이 그런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길메트는 이런 조건과 부합하는 선수는 아니다. 차라리 1이닝 불펜에 가깝다. 올 시즌 트리플A 성적도 12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5.65로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현지 언론이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이유다.

어쨌든 길메트가 기회를 얻음에 따라 나머지 선수들은 다시 트리플A에서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윤석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어차피 현재 상태는 최고조라고 보기 어렵다. 직구 최고 구속이 90마일(144.8㎞)에 그치고 있고 대다수의 직구는 80마일 후반대에 형성되고 있을 정도로 좀처럼 구속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어차피 디트로이트 3연전에 한정된 승격인만큼 큰 미련을 둘 이유도 없다. 차라리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낫다.
윤석민은 노포크의 선발 로테이션을 그대로 지킬 예정이다. 노포크의 발표에 의하면 윤석민은 15일 오전 7시 35분부터 홈구장인 하버파크에서 열릴 루이빌 배츠(신시내티 산하)와의 경기에 등판한다. 윤석민에 이어 가우스먼, 라이트, 잼보아가 차례로 선발 등판했고 14일 선발로는 존슨이 예고되어 있다. 맥파랜드의 트리플A 합류와는 관계 없이 윤석민이 정상 로테이션을 지킨 것이다.
루이빌은 이미 15일 선발로 왕젠밍을 예고한 상황이다. 올해 신시내티와 스프링캠프 초청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왕젠밍은 재기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성적이 썩 좋지 못한 편이다. 트리플A 7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4.95로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직전 등판이었던 9일 노포크전에서는 5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간신히 패전을 면했다.
비록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왕젠밍은 뉴욕 양키스 시절이었던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2년 연속 19승을 기록하는 등 위용을 떨쳤다. 2006년에는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이었다. 말 그대로 살벌한 싱커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 후로는 기량 저하와 부상으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둔 승수의 총합은 고작 16승이다. 메이저리그에 목마른 두 동양인 투수의 맞대결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