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가 부상 복귀 후 2경기를 치렀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평, 혹은 괜찮다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피안타 수를 제외하면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왼쪽 등 근육 통증을 호소해 한 달 넘게 팀 전력에서 이탈했던 커쇼는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2경기를 치렀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7일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으나 산발처리하며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2경기 성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피안타가 많다는 것이다. 커쇼는 올 시즌 2할6푼3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할9푼5리와는 비교하기가 힘들고 2009년 이래 가장 높았던 수치인 2010년 2할1푼4리보다도 훨씬 높다. 다만 경기 감각이 쌓이면 이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몸 상태가 괜찮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커쇼는 두 경기 동안 모두 7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는 89개와 92개로 경제적이었다. 비교적 피안타가 많은 상황에서도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이닝이터로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커쇼의 부재 때 다저스는 확실하게 이닝을 잡아먹을 수 있는 선발투수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커쇼의 복귀로 그런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음을 기대하는 지표다.
탈삼진은 각각 9개씩, 총 18개를 잡았다. 그 와중에 볼넷은 단 하나도 없었다. 투수의 개인적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탈삼진/볼넷 비율이 압도적이다. 역시 컨디션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12일 경기에서는 브랜든 힉스에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커브를 던지다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이는 힉스가 작정하고 노린 공이었다. 나머지 상황에서의 커브는 괜찮았다. 2012년 이후 피안타율 9푼(267타수 24안타)에 151탈삼진을 잡은 자신의 전매특허다웠다. 슬라이더도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향상된 직구(포심패스트볼) 구속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23일 호주 개막전 당시 커쇼의 직구 평균구속은 88.3마일에 그쳤다. 에 의하면 커쇼의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은 92.6마일이었다. 장거리 원정에 몸이 덜 풀렸음을 고려해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징조였다. 결국 커쇼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부상자 명단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두 경기에서는 직구 구속의 회복이 눈에 띈다. MLB 게임데이 자료에 의하면 워싱턴전에서는 평균 92.8마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92.6마일이었다. 직구에 자신감을 가진 커쇼는 총 92개의 공 중 57개를 직구로 던졌고 경기 후반까지 93마일 가량의 빠른 공을 던지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한 때 ‘대형계약 후 슬럼프’라는 우려에 빠졌던 커쇼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뒤늦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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