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다한 박주영(29, 아스날). 오만일까, 자신감의 표현일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2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첫 훈련을 실시했다. 유럽과 국내 K리그에서 뛰는 9명이 합류한 가운데 대표팀은 가벼운 몸풀기로 첫 훈련을 마무리 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바로 박주영. 브라질 월드컵 출전 선수 명단 발표전 부터 박주영에 대한 관심은 굉장했다. 봉와직염 부상을 당해 정상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속에서도 홍명보 감독의 강한 믿음을 받았고, 미리 NFC에서 소집되어 개인 훈련을 하는 등 큰 보살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소집된 뒤 논란이 될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국민들의 비판은 당연하다. 만약 국민들께서 원하지 않는다면 월드컵에 나갈 이유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주영은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국가대표다. 만약 국민들께서 반대하신다면 내가 태극마크를 달고 뛸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만약 국민들이 믿어 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스날서 실패했던 박주영은 2부리그인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지만 여전했다. 큰 변화가 없이 부족한 시즌을 이어갔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도전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경기 감각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런던 올림픽서 반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결과는 동메달 뿐이었다. 유럽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그 결과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여론은 악화됐다. 야심차게 출전한 그리스전서 결정적인 득점포를 쏘아 올렸지만 여론의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하지 않고 빠져 나가며 언론의 차가운 반응만 나왔다.
설상가상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다. 그러나 부상은 봉와직염이었다. 선수 생명에 영향을 미칠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다. 또 일반적으로 알려진 봉와직염에 대한 상식이 조기 귀국해 치료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박주영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부상을 치료한 뒤 홀로 파주 NFC에 입소했다. 국가대표로 정식 발표되지 않은 상황서 박주영은 세이고 이케다 코치 등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으며 '황제 트레이닝'이라는 논란까지 일으키게 됐다.
'황제 트레이닝'논란이 일었을 때도 직접적인 언급은 있었다. 하지만 파급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방송사 인터뷰를 마치고 신문사 인터뷰를 실시할 때 박주영은 언론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민들의 여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언론이다. 그렇다면 나에 대한 상황을 잘 알게 하는 것이 역할이다. 따라서 나를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대표팀에 들어올 이유도 없고 월드컵에 나갈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배수의 진'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박주영이다. 많은 이이야기를 하지 않고 가볍게 인터뷰를 마쳤지만 박주영은 그동안 자신이 걸어 온 길을 다시 걸었다.
여론과 언론에 대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쏟아낸 박주영은 훈련을 마친 뒤 밝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인터뷰 요청을 하자 그는 "할말 다 했습니다"라면서 웃는 얼굴로 숙소로 향했다. 속 시원하게 던진 박주영에게 더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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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