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3·4위 전력, 하나씩 올라가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5.13 13: 41

LG 제12대 양상문 감독이 팀 전력에 자신감을 보이며 차분하게 상승기류를 타겠다고 다짐했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LG 감독이 대단한 자리인 것 같다, 이 자리가 더 없이 기쁘지만, 후배 전임 감독이 갑자기 물러났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양 감독은 “10년 만에 다시 감독이 됐고 4년 만에 현장복귀를 했다. 그동안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은 무엇인지 공부를 해왔다. 혹시 모를 기회가 올 수 있어서 준비했는데 오늘 그 기회가 왔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걱정하시는데 실망스럽지 않은 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바꿔나갈 부분, 장기적 비전을 두고는 “최근 선수들이 주위 환경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이미 지금 선수단을 잘 알고 있다. 방송을 하면서도 개인적인 연락을 해온 선수들도 있다. 1, 2군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시간을 갖고 2군 경기장을 찾아다니겠다. 2군 선수들도 1군 감독이 2군 경기장에 오면 희망을 갖지 않을까 본다. 선수단 파악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길은 멀다. 수치상으로 쉽지 않다. 하나하나 계단 올라가는 기분으로 하겠다. 멀리 보면 너무 어렵고 힘들다. 선수단에도 하루하루 계단 하나씩 올라가자고 주문하겠다. 미리 높은 곳을 보지는 않겠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 나부터 급해지면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한 단계씩 올라갈 뜻을 드러냈다. 
10년 전 롯데 시절과 비교에 대해선 “당시 롯데는 젊은 선수보다 잘하는 베테랑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미래를 보고 경기를 했다. 이번 LG는 좀 다르다. 나는 야구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야구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해야 팬들도 납득한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기용하겠다”고 과감한 리빌딩보다는 베테랑 위주, 실력 위주 기용에 중점을 둘 뜻을 암시했다.
 
한 차례 변화를 준 코칭스태프를 두고는 “향후 코칭스태프 변경은 없다. 이대로 간다. 신경식 김선진 장광호 코치 모두 고생을 많이 하셨다. 코치 세 분을 지도력 때문에 교체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팀이 병살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년 동안 호흡을 맞춘 김무관 타격코치를 올려 타자들과 힘을 합치는 것을 바라봤다. 배터리 부분은 코치들에게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책임 의식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양 감독은 “최경철 윤요섭 선수로 지금 부족한 부분을 다른 쪽으로 보완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 트레이드는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우연치 않게 트레이드가 잘 되면 모르지만, 지금 있는 기존 전력으로 부족한 부분 훈련을 통해서 메우겠다. 다른 팀 선수는 운이 따른다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최근 야구의 흐름을 두고는 “10년 전 감독을 할 때만 해도 이변이 없는 경기가 많았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예측불허의 경기가 많이 나온다. 이런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9구단 10구단이 창단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부분이다. 앞으로 3년에서 5년 정도는 과도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양 감독은 LG 전력에 대해 “시즌 초반 3, 4위로 봤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LG가 성적이 좋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시즌 초부터 경기가 안 풀려서 그랬다. 실력으로 진 것 보다는 경기가 안 풀리고 꼬이다가 지금까지 내려갔다. 선수단이 갈 길을 잃지 않았나 싶다. 지금 패가 많지만 실력으로 많이 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LG의 전력이 성적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양 감독은 좀 더 세밀하게 팀을 바라보며 “타자 쪽은 걱정하지 않는다. 팀 평균자책점 부분은 포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투수만 잘못됐다고 판단하지는 않으려 한다. 윤요섭과 최경철이 아픈 것도 맞물려서 이렇게 된 것 같다. 김정민 코치를 올리면서 두 선수에 대한 단기간 발전, 보완을 노리겠다. 그러면 투수들도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마운드 안정이 포수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투수들 보직에 대해 “변화가 없다. 오늘 윤지웅 선수를 올렸다. 5선발 후보로는 임정우 신재웅 두 선수가 있다. 일단은 두 선수를 보고 평가하겠다. 신정락 선수가 곧 회복이 될 것 같다. 신정락이 돌아오면 5선발 자리에 세 명을 놓고 고민하겠다”고 마운드 변화 없이 당분간 시즌을 치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양 감독은 “모든 분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쉽지 않다고 하시는데, 한 번 길을 찾아보겠다”고 한 번 더 전력 안정과 성적 상승을 함께 바라봤다. 
한편 양 감독은 지난 11일 2017시즌까지 3년 6개월 동안 1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양 감독은 1994년 롯데 투수코치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2시즌부터 2003시즌까지 LG에서 투수코치를 맡았고 2004시즌부터 2005시즌까지 제11대 롯데 감독을 역임했다.
양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은 2004시즌 50승 72패 11무 최하위, 2005시즌 58승 67패 1무 5위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등 향후 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팀의 틀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7시즌 LG로 돌아와 2008시즌까지 다시 투수코치를 했고, 2010시즌에는 롯데에서 투수코치를 맡았다. 프로 팀 외에 2009 WBC, 2013 WBC에서 대표팀 투수코치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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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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