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이냐 대표팀이냐...새삼 높아진 윤석영 위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13 14: 56

소속팀의 승격이 우선이냐 아니면 국가대표팀의 월드컵이 우선이냐. 윤석영(24, 퀸스 파크 레인저스)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으로 향할 최종 23명의 명단에 부상을 당한 박주호(27, 마인츠)를 제외하고 윤석영을 선발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정도 민감한 사항이었다. 발표 당일 홍명보 감독도 “어젯밤까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밝힐 정도로 고충을 드러냈다. 박주호는 부상을 앓고 있고, 윤석영은 최근 소속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둘의 입지가 역전된 것.
그런데 현재 윤석영은 딜레마에 빠졌다. 소속팀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의 사정으로 국가대표팀 합류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 QPR은 13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런던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 열린 2013-201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위건과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2-1로 승리한 QPR은 오는 24일 더비 카운티와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치른다.

QPR 입장에서는 윤석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단에서는 대표팀 합류를 늦추더라도 결승전에 윤석영이 뛰어주길 바라고 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윤석영에게 14일 새벽 비행기로 귀국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안툰 대표팀 코치가 이미 QPR과 만나 윤석영 차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공문을 보낸 상태다. 규정상 각국 국가대표 3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18일까지 소속팀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9일부터는 소속팀에서 뛸 수 없다. 다만 해당 축구협회의 양해를 얻으면 출전이 가능하다. QPR은 축구협회가 윤석영이 24일 결승전을 뛸 수 있도록 양해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반면 대표팀은 윤석영의 귀국이 늦어지면 전체 훈련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 파주NFC에서 상태를 점검한 대표팀은 오는 28일 튀니지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그 때 까지는 23명 정예멤버들이 모두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문제는 QPR이 18일 전까지 반드시 윤석영을 귀국시켜줘야 한다는 강제조항도 없다는 것. 축구협회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윤석영이 14일 새벽 축구협회서 표를 보내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는다면, QPR 구단이 윤석영을 놓아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축구협회의 동의 없이는 윤석영도 소속팀서 뛸 수 없다. 다만 QPR은 18일까지 윤석영을 잡아뒀다가 나중에 풀어주는 몽니를 부릴 수 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윤석영은 팀내에서 철저히 외면 받는 신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전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윤석영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다행이다. 다만 대표팀 입장에서는 선수 한 명 때문에 전체훈련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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