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식 역발상 훈련, 재미와 집중력 모두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13 18: 21

재밌게 놀다보면 어느새 빠져든다.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홍명보식 훈련에 흠뻑 빠졌다.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 파주NFC에서 소집 후 두 번째 훈련을 가졌다. 이날 독일파 지동원, 손흥민, 홍정호, 구자철이 새로 합류했다. 박주영, 이청용 등 전날 입소한 9명을 더하면 총 13명의 태극전사들이 모였다. 홍명보 감독은 첫 날 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지시했다. 훈련을 돕기 위해 21세 이하 대표팀 중 5명의 선수가 새로 투입됐다.
오후 4시부터 훈련에 나선 대표팀은 우선 체조로 몸을 풀었다. 이후 15분 정도 가벼운 러닝을 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기성용, 허리가 좋지 않은 구자철도 예외 없이 뛰었다. 이후 이케다 코치의 지도아래 몸의 유연성을 돕는 ‘코어’ 훈련이 이어졌다.

장애물 통과훈련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8 대 8로 나눠 미니게임을 했다. 양 쪽의 골대를 반대로 뒤집어 놓은 뒤 골을 넣는 ‘축구 아이스하키’였다. 특이하게 골키퍼 김승규가 필드플레이어로 뛰었다. 몸이 좋지 않은 손흥민과 구자철은 훈련에서 제외됐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초록색 조끼를 입고 공수 구분이 없는 일명 ‘깍두기’로 뛰었다.
골대가 뒤집혀 있다 보니 일반 미니게임과 달랐다. 중거리슛으로 득점이 불가능하다보니 아기자기한 패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청용의 개인기는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 30분 정도 즐겁게 땀을 흘린 선수들은 두 조로 팀을 나눴다. 이후 상대가 차준 롱킥을 그대로 발리슛으로 골을 넣는 훈련이 이어졌다. 마치 운동회 같이 즐거운 분위기였다. 마지막 슈팅에서 헛방을 날린 손흥민이 이날 한 턱을 쏠 선수로 뽑혔다.
홍명보호는 첫 날 회복훈련에서 골프를 응용한 게임을 했다. 둘째 날에도 미니축구 게임을 했지만 강도는 더 높았다. 선수들은 즐겁게 놀다보니 어느새 땀을 흠뻑 흘리고 있었다.
훈련을 마친 뒤 홍명보 감독은 “둘째 날이라 훈련강도를 높였다. 몸은 완벽히 못 움직여도 머리 회전을 하도록 하는 훈련이다. 골대를 뒤집은 것은 일종의 역발상 트레이닝”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생각하면서 공을 차도록 집중력을 배가시킬 의도였다.
 
기성용과 이청용에게 가벼운 역할을 준 것에 대해서는 “컨디션을 감안했다. 손흥민은 피곤하고 구자철은 허리가 좋지 않다. 지동원과 홍정호는 정식훈련을 소화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게임 같은 훈련법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홍 감독은 “놀이는 아니고 집중력 훈련이다. 게임형태로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 특별히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겨냥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홍명보호는 목표에 한발자국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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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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