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김승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13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던 포항은 1·2차전 합계 3-1이 돼 8강행 티켓의 주인이 됐다.
1차전 패배로 승리가 절실한 전북은 물론 승리로 여유가 있는 포항 모두 가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전력을 동원해 베스트 11을 꾸렸다. 그만큼 8강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었다. 포항은 물 오른 경기력의 이명주와 김승대를 공격진으로 내세웠고, 이에 대응해 전북은 이동국과 카이오를 투톱으로 내세워 공격적인 운영을 펼칠 뜻을 내비쳤다.

팽팽할 것으로 보였던 승부의 균형은 예상외로 경기 초반에 무너졌다. 전반 6분 만에 김승대가 전북의 골망을 흔든 것. 김승대는 핌투 패스를 받아 전북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박스 왼쪽으로 침투, 빠른 템포의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북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침착한 대응으로 실점 이전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 전반 9분 카이오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포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의 추격은 전반 37분 멈추고 말았다. 경기 초반부터 이명주와 잦은 몸싸움을 벌이던 최보경이 퇴장을 당한 것. 최보경은 이명주와 몸싸움 이후 이명주가 팔로 밀친 것을 참지 못하고 머리로 받았다. 주심은 이명주에게 경고, 최보경에게는 퇴장을 선언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2골이 필요해진 전북은 더욱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수적 열세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전북은 후반 7분 카이오와 한교원을 빼고 레오나르도와 이승기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선수 교체에도 전북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포항에 크게 밀리지는 않았지만 한 명이 더 많은 포항 골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과감한 공격에 이은 역습 상황에서 실점 위기에 몰리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4분 수비형 미드필더 정혁을 빼고 빠른 발의 김인성을 투입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포항은 후반 30분 이광훈을 빼고 문창진을 투입해 체력을 안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포항이 앞서는 모습이 뚜렸해졌다. 포항은 후반 33분 신광훈이 박스 오른쪽에서 내준 공을 고무열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었다. 아쉽게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혔지만 포항이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포항 골문을 지속적으로 노렸지만 바라던 골을 넣지 못했고, 포항은 선수 교체로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차지했다.
■ 13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1 (1-0 0-0) 0 전북 현대
△ 득점 = 전6 김승대(이상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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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