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타자’ 최정, 슬럼프 탈출은 '아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3 22: 13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러 타순 조정까지 했지만 슬럼프 탈출은 ‘아직’이었다. 1008일 만에 6번 타자로 출전한 최정(27, SK)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만큼 벤치의 고민도 깊어졌다.
최정은 13일 문학 두산전에 6번 타자로 출전했다. 붙박이 3번이었던 최정의 6번 배치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해 팀이 4번 문제로 고민할 당시 4번으로 출전한 적은 있었지만 이내 타순은 3번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항상 “가장 잘 치는 선수는 3번에 놔야 한다”라는 지론을 밝혔고 최정은 SK에서 그에 가장 걸맞은 선수였다.
그런데 최정이 이날은 6번으로 떨어졌으니 그 이유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 것은 당연했다. 최정이 6번으로 선발 출전한 것은 2011년 8월 9일 잠실 두산전 이후 처음이었다. 이만수 감독도 고심 끝에 내린 결단임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최정의 타격감이 바닥이다.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최정은 4월 23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를 기록했다. 부침은 있었지만 3개의 홈런과 23개의 타점을 쓸어 담으며 자기 몫을 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방망이가 신통치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7경기에서 타율 1할9푼2리(26타수 5안타)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고 타점도 4개에 그쳤다. 자신 앞에 걸리는 기회를 자꾸 놓치다보니 부담감이 커졌고 그것이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6번 최정도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4일의 휴식기 동안 푹 쉬는 등 체력도 보충했지만 여전히 가장 좋을 때의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긴 최정은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노경은의 포크볼(142㎞)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 관계자는 “최정이 가장 좋지 않을 때의 스윙이 나왔다”고 걱정했다.
동점 기회를 잡은 5회에도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4-5로 뒤진 5회 2사 1,3루에서 두산 세 번째 투수 윤명준의 공을 받아쳤으나 타구는 힘없이 뜨며 중견수 뜬공이 됐다. 동점 내지 역전까지 기대했던 SK의 기대감이 끊기는 순간이었다.
다만 7회 2사 후 두산 네 번째 투수 정재훈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패했지만 다음날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안타였다. SK 타선이 살려면 최정이 살아야 한다는 명제는 절대적이다. 최정이 부담을 털어내고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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