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지구촌의 축제 2014 브라질월드컵이 개막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3일 개막해 7월 14일까지 열띤 경쟁을 펼칠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호는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리며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할 23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봉와직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탈락한 박주호(마인츠) 대신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가 이름을 올리는 등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예상가능했던 명단이었다.
‘깜짝발탁’은 없었고, 혹시나 했던 이동국(35, 전북)의 마지막 월드컵도 없었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래 한 번도 대표팀에 불린 적이 없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축구인생의 마지막 월드컵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센추리클럽 가입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둔 상태였기에 아쉬움은 더 클 만도 했다.

사실 이동국은 월드컵과 악연이 깊다. 막내로 출전했던 1998 프랑스월드컵 당시 네덜란드전에서 시원한 중거리슛을 선보이며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이동국은 이후 월드컵과 좀처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신화로 남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고 우루과이전에서 교체투입돼 겨우 38분을 뛰었을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동국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공격수다. 이미 한국프로축구에서 이동국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K리그 통산 159호골을 기록하며 자신이 세운 최다골 기록을 거듭 경신하고, 소속팀 전북을 정상으로 이끌기 위해 부상 투혼도 마다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귀감 그 자체다. 월드컵과의 질긴 악연으로 인해 평가절하 당하기 일쑤지만, 그는 한국 축구가 낳은 전설적인 스타임에 틀림없다.
월드컵의 꿈은 접었지만, 이동국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해외파가 대부분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한국 축구대표팀의 근간은 K리그다.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등 유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K리그에서 성장한 후 유럽 리그로 떠났다. 후배들이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K리그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동국은 자신만의 월드컵을 치러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향한 도전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K리그 레전드'로서 이동국이 만들어갈 전설이 앞으로의 월드컵 세대들을 이끌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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