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가 심야 토크쇼에서 19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상상만 하던 이 일이 SBS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에서 현실이 됐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매직아이'는 파격적인 19금 토크였다. 예상치 못한 과감한 이야기들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진행의 진두지휘를 맡은 이효리가 가장 앞장서서 이 화끈한 토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이 재미의 포인트였다.
앞서 '매직아이' 제작진은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 코너를 통해 데이트 폭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 예고했다. 그러나 19금에 이처럼 화끈한 토크가 오갈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던 상황.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 임경선 등 4MC와 객원 MC 이적, 김기방은 지상파라는 제약이 쳐 놓은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지게 하지 않은 것은 '매직아이'가 무작정 센 이야기가 아닌 진지하고 시사적인 이야기를 잘 섞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효리의 활약이 눈에 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프로그램의 얼굴로, 많은 예능 경험을 통해 쌓아온 연륜으로 '매직아이'를 대표했다. 몸사리지 않고 자신의 사적인 영역까지 털어놓는 과감함이 있었고, 예능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토크 주제를 예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효리는 이날 방송에서 "얼마 전 부부간 성폭행 인정 판결이 났다"는 이적의 말에 "부부라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고 화답하는가하면 성과 관련된 단어와 소재들을 거침없이 언급했다. 또 그는 남편 이상순과의 에피소드를 비롯해 전 연인과의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토크의 맨 앞에 나섰다.
이효리가 벽을 허물자 다른 MC들도 자연스레 토크를 이어갔다. 이적은 남성의 편에 서서 논리적으로 의견을 폈고, 문소리는 남편인 영화감독 장준환과의 연애 시절 질투에 빠졌던 과거를 공개했다. 홍진경 또한 과음 후 전 남자친구 어머니의 방에서 잠들었던 에피소드를 밝혔다. 누구 하나 빼는 이 없는 19금 토크였다.
또한 센 여성 4MC를 어긋남 없이 잘 어우러지게 한 데에도 이효리의 공이 컸다. 강한 여자들이 모였지만 이들의 토크는 실력자의 핑퐁처럼 순조로히 오고 갔다. 이효리는 적절한 추임새와 진행으로 이들을 이끌었다.
과감한 토크쇼 '매직아이'는 정규편성될 수 있을까. 이효리의 19금 입담이 계속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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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