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승대(23, 포항 스틸러스)는 전북 현대의 전문 킬러였다.
김승대가 활짝 웃었다. 김승대는 지난 13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전북과 홈경기서 전반 6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승대의 활약 속에 포항은 1·2차전 합계 3-1로 승리해 8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컨디션 난조로 1차전에서 결장했던 김승대는 선제골로 이번 시즌 자신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불과 2년 차밖에 되지 않은 젊은 선수이지만 김승대의 입지는 포항 내에서 결코 좁지 않다. 지난해 황진성의 부상 이탈 이후 기회를 잡은 김승대는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3골 6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의 '더블(K리그 클래식 우승,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 11경기서 7골 3도움을 올리며 톱클래스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김승대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든 팀 중 하나는 전북이다. 김승대는 지난해부터 유독 전북을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승대는 전북과 4경기서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활약상이었다.
지난해 9월 8일 전북을 처음 상대한 김승대는 1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시작했고, 10월 19일 전북과 FA컵 결승전에서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로 포항의 우승의 바탕을 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11월 16일 승부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려 포항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올해 3월 26일 대결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김승대의 전북전 활약은 끊기지 않았다. 13일 홈경기서 김승대는 침투 패스를 받아 수비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자신의 장기인 침투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게다가 수비수가 오른쪽에 붙어 오른발 슈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템포 빠른 슈팅을 시도해 수비와 골키퍼가 제대로 반응하기 전에 골을 넣었다. 괜히 전북 킬러라는 애칭이 붙은 것이 아니었다.
김승대는 "전북은 프로에서의 데뷔골을 넣은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있다"면서 "데뷔골의 기억 때문인지 전북을 상대로는 떨리는 느낌도 없다. 또한 중앙으로 파고들 때도 상대를 잘 알고 연습을 많이 해서인지 잘 되는 것 같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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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