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20홈런 5명’ 2010년 안 부러운 두산 화력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4 06: 08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10년 프로야구 사상 첫 토종 20홈런 5명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에서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은 기록이었다.
당시 두산에서는 김현수와 이성열이 각각 24홈런으로 팀 내 최다홈런을 때렸고, 최준석이 22홈런으로 뒤를 이었다. 김동주도 2003년 이후 첫 20홈런으로 대열에 가세했고, 신인 포수 양의지도 첫 풀타임 시즌에 20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으로 가는 초석을 다졌다.
30홈런 선수는 없었지만 어디서나 터질 수 있는 두산의 홈런포는 당시 투수들에게 공포였다. 이번 시즌 두산은 이러한 공포를 재현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1명 가세했음에도 5명의 20홈런을 해내기는 쉽지 않지만, 내실 있는 타선 구성이 내뿜는 화력은 4년 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우선 새로운 중심이 된 호르헤 칸투가 타율 .306에 10홈런, 30타점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리고 칸투 앞뒤로 등장하는 김현수와 홍성흔도 초반 부진을 딛고 각각 타율 .318, .322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둘은 홈런도 14개를 합작했다.
장타력은 클린업트리오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1번인 민병헌이 타율 .364, 5홈런 4도루로 장타와 스피드를 모두 과시하고 있다. 2010년 1번이었던 이종욱(타율 .312, 5홈런 30도루)을 능가하는 활약으로, 허리 상태만 좋아진다면 20홈런-20도루도 해낼 가능성이 있다.
양의지는 4홈런으로 자신의 4년 전 모습보다 홈런 페이스가 좋지는 않지만, .316의 높은 타율을 바탕으로 한 OPS(.879)가 2010년(.819)에 비해 좋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계기로 각성한 양의지는 올해 공수에서 최고의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오재원에게 일어났다. 4년 전 123경기에서 .668이었던 오재원의 OPS는 올해 .955로 높아졌다. 도루 역시 벌써 14개로, 2010년의 35개를 훌쩍 넘어 도루왕을 차지했던 2011년의 46도루에 육박하는 페이스다. 도루를 14차례 성공시키는 동안 실패가 1번에 불과했다는 점도 좋다.
5명이 20개 이상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던 2010년과 비교해 타선 개개인의 고른 화력에서는 밀릴지도 모르나, 전체의 조화에 있어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9명의 타자들이 각자의 타순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해주고 있고, 특히 4번인 칸투는 2010년에 없었던 30홈런도 기대케 하고 있다.
이러한 타자들의 활약 속에 두산은 연일 상대 마운드를 맹폭하며 팀 타율 1위(.295)로 올라섰다. 출루율은 1위 롯데와 7리 차이인 .371로 3위, 장타율은 목동을 홈으로 쓰는 넥센에 이은 2위(.451)다. 리그 최고의 짜임새를 갖춘 두산이 팀 순위를 어디까지 올려놓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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