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가 김희애, 유아인 등 특급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 속 종영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밀회' 마지막회에서는 혜원(김희애 분)이 죗값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혜원은 서회장(김용건 분) 일가에서 우아한 노비로 지내며 저질렀던 온갖 비리에 관련된 일은 스스로 원해서 했던 일이라고 밝혔고, 선재(유아인 분)를 만나고 나서야 자신이 놓치고 살았던 것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혜원의 고해성사는 법정에 있던 선재에게는 최고의 프러포즈. 선재는 얼마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는 모르지만, 혜원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들은 죗값을 치른 후 새롭게 펼쳐질 행복을 기다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차가운 철창을 사이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미소를 짓는 대비를 선보이며 극을 마무리 했다.

특히 김희애와 유아인의 실제 나이 19세 차이를 뛰어넘는 특급 케미가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김희애와 유아인은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 몸짓, 눈빛 등으로 불륜이라는 불안한 감정, 불안하고 위험해서 더욱 치명적인 밀회를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 김희애, 19세 차이 케미 증명한 여배우
실제 나이 19세라는 어마무시한 벽을 뛰어넘어 정열적이고 아픈, 위험한 멜로 연기가 펼쳐졌다. 김희애는 우아하고 비밀스러운 여인으로, 유아인의 사랑을 오롯이 받는 연상녀로 등장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대성공했다.
윤기가 흐르는 피부와 머릿결, 움직일 때마다 드러나는 고운 몸의 선, 처연한 표정과 단호함이 실린 말투 등 김희애의 몸짓 하나하나에는 반짝거리면서도 기품있는, 고고한 특별함이 실려있었다. 고개를 젖히고 한순간 크게 웃어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청순하고 단아하지만 섹시함이 녹아 있어 20세 순수 청년의 시선을 붙들기에 한치 모자람이 없었다.
또한 마지막회에서 서회장 일가 앞에서 마작패를 손끝으로 와락 뒤집으며 통쾌함을 선사하거나, 감방에서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엄청난 폭력 앞에서 잠시 흔들리던 동공을 숨기고 "목은 따지 마"라고 말 할 수 있는 혜원의 강단이 김희애라는 배우를 통해 생명력을 얻었다.
'밀회'와 개봉시기가 겹쳤던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두 딸의 엄마이자 마트에서 일하는 억척녀 현숙으로 분해 옆집의 수상한 남자 유아인과 호흡을 맞췄을 때와는 또 다른, '밀회' 속 김희애는 혜원이라는 인물이 불륜이라는 위험한 소재 위에서도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게 했다.

# 유아인, '밀회'를 대표작으로 올렸다
순수하고 또 순수해서 어딘가 촌스러운 선재. 자신의 재능과 열정도 미처 몰랐던 아직 어리고 무딘 20세 선재는 천재성을 발견하고 자신을 알아봐준 혜원에게 거침없이 빠져드는 청춘의 생기를 오롯이 전달했다.
특히 유아인은 사랑의 감정에 들뜬 소년의 열망을 그려내며 불륜이라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사랑하는 여인의 곁에서 좋아죽겠는 순수함을 정리되지 않은 숨소리와 어눌한 말투, 굽은 등, 흔들리는 눈빛 연기 등 온몸을 이용해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피아노 치는 장면 또한 섬세한 얼굴 근육을 사용한 연기로 클래식에 낯선 시청자도 편안하게 선재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한 것.
사랑하는 혜원을 지켜줄 수 없어 목 놓아 울고 마는, 또 자신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는 혜원에게 툴툴대고 돌아서 마음 아파하는 설익은 사랑에 어쩔줄 모르는 소년 유아인은 '여신'이자 자신의 곁에 내려앉은 '내 여자', 또 '내 기지배'가 된 혜원을 통해 차분히 기다리고 참는 법을 알아가는 성장을 보여줬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깡철이',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패션왕' 등에서 이끌어냈던 연기 호평을 넘어 배우와 캐릭터의 혼연일치로 '이선재=유아인' 공식을 만들어 낸 유아인은 '밀회'를 대표작으로 올렸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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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