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명, 가능성 보여준 4년만의 선발 복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5.14 06: 29

결과는 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복귀전이었다.
한화 우완 안영명(30)은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4년 만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2010년 4월15일 대전 SK전 이후 1449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그는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5회를 못 채웠다. 한화가 1-7로 패하며 안영명도 패전 멍에를 썼다. 패전도 KIA 시절어었던 2010년 9월19일 잠실 LG전 구원패 이후로 아주 오랜만이었다.
비록 결과는 패전이었지만 안영명으로서는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서 적잖은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경기였다. 안영명은 2011년 시즌 전 KIA로 이적한 이범호의 보상선수로 한화에 복귀한 뒤 부상과 군입대로 오랜 기간 1군 마운드를 떠나있었다. 제대 첫 시즌이 된 올해를 별렀지만 투구 밸런스 문제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3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타구에 명치뼈를 맞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타구에 직격으로 맞은 게 아니라 팔을 먼저 강타당하고 명치를 맞은 것이라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 부상으로 휴식 취해야 했던 그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병원에 입원하는 등 좀처럼 일이 풀리지 않았다.
후배 유창식의 팔꿈치 통증으로 갑작스럽게 4년만의 선발등판 기회를 잡은 안영명은 5회를 채우지 못하며 4실점했지만 투구내용이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해 공익근무기간 동안 연마한 너클커브가 절묘하게 구사되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직구를 몸쪽-바깥쪽 가리지 않고 제구하는 것도 돋보였다.
다만 구속이 140km 안팎으로 타자를 압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투구에 애를 먹었지만 대체 선발로 나온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잃어버린 투구밸런스를 찾아가고 있고, 너클커브가 생각보다 더 좋다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재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다.
안영명은 "복귀를 앞두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함을 느낀다. 혼자 하는 것과 프로 타자들을 경기에 막상 세워놓고 하는 건 차이가 크더라"고 돌아본 뒤 "투구폼이나 이것저것 변화를 많이 주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타자와 승부에서 집중하는 것이다. 지나간 결과보다는 눈앞의 타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내 자신을 내려놓았다. 팀이 우선이다. 선발이 아닌 어떤 자리라도 팀에서 원하는 대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도 상관없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다하면 기회는 찾아올 것"고 겸허한 자세를 보였다. 4년만의 선발등판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낸 그이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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