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 김신욱과 손흥민의 '밀당' 승자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5.14 06: 41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를 그리워하다 막상 만나면 톰과 제리처럼 다툰다. 대표팀의 '대표절친' 김신욱(26, 울산)과 손흥민(22, 레버쿠젠)이 하나로 뭉쳤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속속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박주영, 기성용 등 9명의 선수가 먼저 12일 첫 소집돼 회복훈련에 임했다. 이어 13일 독일에서 뛰는 4인방 지동원, 홍정호, 손흥민, 구자철이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누구보다 손흥민의 합류를 반긴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신욱이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이적사실을 김신욱에게 먼저 알릴 정도로 친한 사이다. 대표팀에서 만날 때면 두 선수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수다삼매경에 빠지곤 한다. 13일 입소한 손흥민은 오기 전 김신욱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냐는 질문에 “우리 그렇게 친한 사이 아닙니다. 대표팀에서만 친한척하지 밖에 나가면 냉정한 사이에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막상 김신욱과 만나자 손흥민은 옆에 찰싹 붙었다. 두 선수는 몸을 풀 때도, 단체러닝을 할 때도 항상 함께였다. 홍명보 감독은 게임형식의 가벼운 훈련으로 선수들의 긴장감과 피로도르 풀어줬다. 두 조로 나눈 대표팀은 상대팀이 차준 롱킥을 발리슛으로 미니골대에 넣는 게임을 했다. 박주영 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도 헛방을 했다. 골키퍼 김승규가 첫 골을 넣자 선수들이 뒤집어졌다.
김신욱과 손흥민은 편이 갈렸다. K리그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수지만, 두 선수는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 마무리를 두 선수의 슈팅에 맡겼다. 손흥민의 슈팅이 허공을 가르자 김신욱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훈련 후 취재진과 믹스트존 인터뷰에 임한 김신욱은 “감독님이 둘 중에 한 명이 (게임 승패를) 책임을 지라고 하셨다”면서 웃었다. 김신욱은 취재진을 그냥 지나치는 손흥민을 붙잡아 같이 인터뷰를 하자고 보채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홍명보 감독은 “오늘 내기에 진 (손)흥민이가 돈 좀 써야 할 것 같다”면서 웃었다.
김신욱과 손흥민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생애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다. 손흥민은 “누가 골을 넣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 골보다 우리가 하나가 돼서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성숙한 면모를 드러냈다. 팬들은 티격태격 잘 어울리는 두 선수의 찰떡호흡이 브라질에서 골로 연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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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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