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 "2NE1 선배님들과 콜라보 하고파"[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5.14 06: 21

지난 2012년 11월 18일, SBS 'K팝스타2'에 첫 등장했던 남매뮤지션 악동(樂童)뮤지션.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받고 있다는 이 귀여운 남매를 향해 "이게 바로 싱어송라이터고, 이게 듀엣이다"며 핏대를 세웠던 박진영을 봤을 때만해도 참가자들을 향한 그저 의례적인 칭찬이거니 했다. 그때 불렀던 노래가 바로 '다리꼬지마'다.
이후 '매력있어' '크레센도' '라면인건가' 등 매회 돋보이는 무대로 시즌2 최종 우승자로 선정됐을 때도, '괜찮은 인재가 이렇게 또 한 오디션과 함께 저무는구나'는 아쉬움도 들렸다. 기우였다.
악동뮤지션은 "우리 음악을 가장 잘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곳"이라며 싸이·빅뱅·2NE1·에픽하이 등이 포진한 YG엔터테인먼트 행을 택했고, 그들이 'K팝스타2' 우승자로 뽑혔던 날로부터 정확히 1년이 되던 2014년 4월 7일 데뷔앨범 '플레이(PLAY)'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앨범 한 장은 그간 많은 이들이 뱉었던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했다.

"워낙 한꺼번에 많은 일들이 벌어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이찬혁)
인터뷰를 위해 마포구 합정동에서 OSEN을 찾은 찬혁의 첫 마디는 또래의 순수함이 묻어났다. 반년간의 고민끝에 세상의 빛을 봤다는 앨범 '플레이'엔 총 11곡의 자작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200%', '얼음들', 그리고 대중의 선택으로 3번째 타이틀이 된 '기브 러브(Give Love)'까지 전 곡이 오빠 찬혁의 손을 거쳤고, 동생 수현의 입을 통해 피어났다.
"제가 만든 곡을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게 바로 악동뮤지션이라 생각해요. 애초에 만들 때 그런 생각을 갖고 만들어 그런 것도 있고요. 수현이 목소리도 제 노래와 뭔가 잘 부합되는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이찬혁)
데뷔앨범 '플레이'의 성적은 화려했다. 등장과 함께 음원차트 1위를 휨쓸고, 전곡 줄세우기로 차트를 녹색(앨범재킷컬러)으로 물들였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아티스트 톱20, 앨범 톱20 부문에서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선 1위 트로피를 차곡차곡 쌓았다. 기성가수들조차 결코 이루기 힘든 것들을 한 번에 다 이룬 셈.
"이름만 들어도 대단하신 분들과 같은 시기에 나왔거든요. 그런 분들 사이에서 1위를 했다고 하니 기분이 묘했어요. 'K팝차트2' 우승했을 때보다 더.(웃음) 지금에서야 말하는 거지만, 사실 그때 그분들 노래를 다운받고 싶었는데…우리 순위가 떨어질까봐 걱정돼 못 받겠더라고요. 결국 며칠이 지난 뒤에 겨우 받았어요."(이수현)
"어? 난 그냥 다 받았는데."(이찬혁)
"으잉?!?!"(이수현)
인터뷰 도중 자꾸 사소한 일로 귀엽게 옥신각신하고, 음악방송 대기실에선 "바로 옆 대기실에 걸그룹이 있다"며 활짝 미소짓던 이들 남매의 모습은, 각종 차트를 휩쓸며 '괴물 신인' '천재 뮤지션' 수식어를 받는 악동뮤지션과의 괴리감이 분명 존재했다. 다만, 음악 이야기를 할 땐 예외였다.
"'기브 러브'를 향한 대중의 사랑은 의외였어요. 타이틀곡을 생각하고 만든 곡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인공잔디'가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얼음들'보다도 '기브 러브'를 좋아하는 거에 좀 놀랐어요. 이번 결과로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이 어떤 건지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물론 단순 차트 성적이 '좋은 음악'과 '덜 좋은 음악'을 가르진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깐, 앞으로도 계속 '얼음들' 같은 노래도 만들래요."(이찬혁)
찬혁의 말처럼 '기브 러브'는 대중의 선택을 받아 데뷔 앨범 세 번째 타이틀로 선정됐다. YG는 앞서 약속했던 것처럼 '기브 러브'로 추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선보였다. '200%'에 이어 수현은 또 다시 뮤직비디오 주연으로 활약, 깜찍한 연기도 선보였다.
"엄청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휴. 근데 오빠가 다음번엔 자기가 출연하겠다고 욕심을 내서 큰일이에요. '기브 러브' 마지막에 보면 오빠가 여학생을 좋아하는 모습이 잠깐 나왔거든요. 집에선 몰래 연기 연습도 하고 있어요."(이수현)
"수현이가 예뻐졌다는 소릴 많이 들어요. 저도 팀 답게 멋져져야 하니깐, 노력하고 있어요."(이찬혁)
악동뮤지션의 성장은 이제부터다. 아직 10대를 벗어나지 않은 이들이 내디딘 첫 걸음이 기성가수를 자극하고 세대와 연령을 불문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냈듯, 이들의 발전 모습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타 가수에게 곡을 주거나 다른 작곡가에게 곡을 받는 것, 또 기존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그런 관심 중 하나다. 혹, 염두에 뒀던 가수는 없는지 물었다.
"여러가지로 생각은 해봤죠. 곡을 만들다보면 이 곡은 다른 사람이 불러도 괜찮겠다는 곡이 나오거든요. 그걸 우리가 불러도 되겠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분들에게도 드릴 의향도 있어요. 근데 지금은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콜라보레이션은 해보고 싶어요. 2NE1 선배님과 같이 작업 해보고 싶어요."(이찬혁)
"전 아직요. 아주 나중엔 모르겠지만, 지금은 다른 분들의 곡을 받아 부를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난 오빠의 곡들이 좋거든요. 히힛."(이수현)
악동뮤지션의 행보는 여전히 예측불허다.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매력 넘치는 남매그룹의 등장에 가요계 안팎의 모든이들은 숨죽인 채 이들의 발걸음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그들의 입을 통해 나온 목표는 영역은 넓히되, 기존의 순수함을 지키는 것.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나중에 불쑥 일렉트로닉, 트로트를 해도 이상하지 않는 그룹이 됐으면 하거든요. 스펙트럼은 넓히고, 기존의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게 목표에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미리 말해두면 스스로도 더 조심할 것 같거든요."(이찬혁)
"어렸을 적 꿈이 음악하는 사람이었어요. 성악, 뮤지컬, 팝페라, 뭐든 좋아요. 노래하고 싶어요. 일단 가수가 됐으니, 뮤지컬도 해보고 싶고, 성악도 해볼래요. 춤도 추고 싶고, 이번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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