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수 감독, "희생번트 대는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4 10: 40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내 야구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두산은 13일 현재 총 24번의 희생번트를 기록하고 있다. SK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김인식 감독 이래 두산의 사령탑들은 비교적 선이 굵은 야구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시 송일수 감독의 부임과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는 가운데 송 감독이 희생번트 지시에 대한 이유를 털어놨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사실 베일에 싸인 지도자였다. 송 감독은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1군에서 전면에 나선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송 감독의 스타일에 많은 관심이 모였던 것이 사실이다. 부임 당시 “김성근 감독이 내 롤 모델”이라고 말한 것에서 ‘스몰볼’의 추구 방향이 어렴풋이 드러났지만 실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의문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철저한 관리 야구, 그리고 세밀한 작전 야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일단 송 감독은 팀의 전체적인 틀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없다. 선수기용도 무리가 없는 선에서 이뤄진다. 장기 레이스임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대목이 될 수 있다. 투수 교체도 과감하게 이뤄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 초반의 희생번트 시도는 하나의 논란으로 남아있다.
두산 타선은 13일 현재 2할9푼5리의 어마어마한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평균(.280)을 훨씬 상회한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김현수 홍성흔이 살아나면서 중심타선이 꽉 채워졌고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고른 편이다. 매 경기 영웅이 출현하는 구도다. 이렇게 잘 맞고 있는 상황에서 ‘번트로 짜내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송 감독도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감독은 희생번트에 의도가 있음을 분명히 하며 그것도 자신의 색깔 중 하나임을 밝혔다. 송 감독은 13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희생번트에 대한 질문에 “압박을 주는 야구를 해야 한다. 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면 상대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득점권에 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안타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 벤치의 머리도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송 감독은 “이런 압박을 받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기록만 놓고 보면 두산의 진루 성공률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편이다. 24개의 희생번트를 댔고 진루타율은 3할2리로 리그 평균(.292)보다 높다. 진루 성공률은 45.01%로 역시 리그 평균(44.40%)을 웃돈다. 진루에 있어서는 적어도 꽉 막힌 야구는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송 감독의 색깔이 궁극적으로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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