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연속 멀티히트’ 민병헌, 최고 리드오프 우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5.14 06: 09

출루율이 높고 압도적인 주력을 가진 전통적 리드오프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다방면에서 재주를 가진 리드오프가 점차 각광받는 추세다. 민병헌(27, 두산)이 딱 그런 선수다.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민병헌이 한국프로야구의 리드오프 개념을 새로 쓸 기세다.
민병헌은 13일 문학 SK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회 시작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좋은 감을 뽐냈고 7회 중전안타를 쳐 추가점의 발판을 놨다. 이로써 민병헌은 지난 5월 5일 잠실 LG전 이후 8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4월 한 달 동안 3할5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던 민병헌은 그 기세가 조금도 꺾이지 않은 채 5월에는 3할9푼2리를 치고 있다. 시즌 3할6푼4리의 타율은 리그 5위에 해당한다.
이 뿐만 아니다. 민병헌은 올 시즌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타점도 29점이나 된다. 타점 부문에서도 5위에 올라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출루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공을 보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병헌은 안타에 비해 볼넷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통적 리드오프와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도 4할6푼7리에 이르니 해결사 몫도 으뜸이다.

민병헌은 올 시즌이 풀타임 리드오프 첫 시즌이다. 그래서 그럴까. 민병헌은 전통적인 1번 개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1번 자리에서 적응 중이다. 13일 경기 후 민병헌은 “원래 공을 잘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한 뒤 “차라리 내 스타일대로 치는 것이 낫다. 1번 자리를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런 스타일대로 밀어붙인 것이 오히려 더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장타를 동반한 1번 타자는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기 마련이다. 단타나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를 하는 것도 투수들을 괴롭히지만 장타 한 방으로 단숨에 득점권 상황을 만드는 것은 팀으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두산의 중심타선이 최근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병헌의 이런 활약은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한편 민병헌은 최근 타격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질문하기 전까지는 8경기 연속 멀티히트라는 기록에 대해 관심도 없었던 민병헌이지만 “최근 공도 잘 보이고 타격감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민병헌은 올 시즌 총 75루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4위에 올라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민병헌의 파격 행진이 계속될 수 있다면 올 시즌 최고 리드오프의 자리는 민병헌에게 미소를 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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