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27, SK)의 활약이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자연스러운 문제 제기다. 슬럼프를 타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 가운데 언제쯤 기지개를 켤지 관심사다. 이는 SK의 올 시즌 성적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을 공산이 크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손꼽히는 최정은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13일 현재 33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3개다. 예년에 비해 대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수치다. 27개의 타점을 수확하며 이 부문에서는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배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6번 타순에 배치되기도 했다. 3번에서 너무 큰 부담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만수 SK 감독의 생각이었다. 타순을 조정해 최정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였는데 결과는 4타수 1안타로 썩 좋지 못했다. 지난해 SK 타선을 홀로 지탱하다시피한 최정의 부진 속에 SK의 파괴력도 떨어지고 있다. 벤치의 고민은 계속 깊어진다.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다. 결국 감의 문제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경기 SK 타격코치는 “주위에서 슬럼프가 길다고 하는데 3할서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타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라면서 슬럼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코치는 “주위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선수라면 모를까, 항상 3할과 20-20을 기록했던 최정이기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기량은 이미 검증이 된 선수다. 언젠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관건은 몸쪽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최정은 히팅존이 비교적 넓은 선수다. 그리고 몸쪽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상대 투수가 긴장하다보니 몸에 맞는 공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몸쪽 공을 제대로 맞히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이에 상대는 더 집요하게 몸쪽 승부를 걸고 있다. 악순환이다.
김 코치는 “최정은 몸쪽 공을 잘 치는 선수다. 그런데 작년에 딱 한 번 맞은 감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영향 탓인지 너무 안쪽에서 때리려고 한다. 그런 경우는 파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볼 카운트를 잃는다”라고 분석했다. 이 문제를 보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잃은 감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결국 어떠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런 계기만 있으면 충분히 자기 스윙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SK 벤치의 생각이다.
최정의 반등은 SK 타선의 완성을 의미한다. 현재 SK 타선은 비교적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김강민 조동화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제 몫을 하고 있고 이재원이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루크 스캇이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호재도 있다. 결국 중심타자인 최정의 반등은 동반 폭발의 도화선을 당길 수 있다. 어차피 마운드가 강하지 못한 SK로서는 타선의 폭발력에 기대를 걸어야 할 판이다. 최정의 반등 여부가 SK의 사활을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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