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SK가 오래간만에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를 향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고효준(31)이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소집해제 후 재활군에서 몇 차례 시험 등판을 마친 고효준은 이번주 SK 퓨처스팀(2군)에 합류한다. 1군 복귀를 향한 일보 전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13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고효준이 내일(14일) 2군으로 올라가 중간에서 던진다. 18일에는 선발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효준은 SK 왕조의 주역 중 하나였다. 비록 들쑥날쑥한 제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긴 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인데다 여러 보직에서 쓸 수 있는 활용성이 큰 각광을 받았다. 2009년에는 11승10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33의 맹활약을 펼쳤고 그 후 2년 동안에도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SK 마운드의 마당쇠로 자리했다. 박경완 현 SK 퓨처스팀 감독이 “어찌보면 김광현보다 더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고 말할 정도다.

몸 상태는 아주 좋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효준은 군 복무 기간 중 좋지 않았던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이용해 의학적인 재활은 완전히 마친 상황이다. 공익근무 막바지에는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3군에서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싱싱한 어깨와 팔꿈치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정통파 좌완의 재출현에 기대감도 크다.
아직 1군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몸 상태는 좋지만 공백이 있었던 만큼 실전 감각은 회복이 필요하다. 이만수 감독도 “최종적으로 끝까지 보고 (복귀 시점을)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어려운 팀 사정상 최대한 빨리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SK의 현 사정에서 고효준은 큰 가치를 지닌 투수이기 때문이다.
SK는 현재 불펜 문제에 번번이 발목이 잡히고 있다. 특히 왼손 불펜이 부족하다. 진해수 홀로 중간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박희수가 있지만 마무리로 대기하는 터라 꺼내들 수 있는 타이밍이 한정적이다. 선발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13일 1군에 복귀한 로스 울프의 몸 상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울프의 선발 진입이 늦어질 경우 선발 한 자리가 비는데 백인식 여건욱 등 신진급 투수들은 올 시즌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시 고효준의 이름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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