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의 기회가 될 것인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33)이 드디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윤성환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호투하며 2승째를 거뒀다.
3회 이용규, 한상훈,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준 게 전부. 최고 141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삼성은 윤성환의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7-1로 꺾고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가 주는 의미는 크다. 그동안 윤성환은 팀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치상 성적보다 팀 기여도는 훨씬 높은 편. 하지만 그는 올 시즌 들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던 게 사실. 지금껏 윤성환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3월 29일 대구 KIA전(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실점)과 지난달 25일 목동 넥센전(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 등 두 차례 선발 등판을 제외하면 만족할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는 뜻이다.
윤성환은 경기 후 "2승 달성보다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해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타자들이 잘 도와주고 포수 이지영의 리드가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해 쫓기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면서 "오늘 승리를 계기로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성환에게 2014년은 아주 중요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게 윤성환의 첫 번째 목표. 그는 한국시리즈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13.50.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규 시즌 잘 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잘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우승은 했지만 한국시리즈 때 제 몫을 하지 못한 게 마음에 남는다"고 아쉬워 했다. 그래서 그는 "한국시리즈 4연패 달성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리고 윤성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그는 FA에 관한 물음마다 "FA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하던대로 하다 보면 시즌이 끝났을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상투적인 대답은 아니다.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기에 이날 승리는 윤성환의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위한 도약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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