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라는 쓴 약 마신 전북, 휴식기 목표는 조직력 완성하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5.14 07: 37

첫 번째 목표를 실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8년 만에 도전했던 전북 현대의 꿈은 16강에서 끝났다. 하지만 좌절은 하지 않는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실패는 쓴 약이 될 것이다. 약을 마신 만큼 이제는 문제점 고치기에 들어가야 할 차례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13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서 최보경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끝에 0-1로 패배했다. 1차전에서 1-2로 패배했던 전북은 1·2차전 합계 1-3이 돼 8강 진출에 실패했다. 3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전북의 부족함이 느껴진 경기였다. 전북은 선제 실점을 하기 전까지 포항에 주도권을 내준 모습이 확연했다. 압박의 타이밍이 한 템포 이상 느린 탓에 포항은 여유 있게 패스 플레이를 펼쳤다. 김승대에게 전반 6분 내준 선제골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김승대를 놓치는 것은 물론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에 대한 압박도 늦었다.

물론 전북이 매 경기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시즌 초의 2경기를 살펴보면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다. 전북은 2월 26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전과 3월 8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는 한 템포 빠른 강력한 압박과 질 높은 공격으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결과 또한 모두 3-0 승리였다. 당시만 해도 전북의 더블 달성은 쉬워 보였다.
하지만 최근 4경기서는 1무 3패를 기록하는 등 경기 결과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K리그 클래식에서 2위, FA컵 16강 진출 등 제 몫은 해주고 있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확실한 믿음이 가지 않는 모습이 확연하다.
이런 모습은 조직력 때문이다. 선수단의 구성 등은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돼 있지만 아직까지 큰 틀에서는 맞춰지지 않아서다.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아 어떤 때는 선수들이 최상의 모습을 보이고, 다른 때는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일정 수준의 성적은 기대할 수 있지만,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기대하기에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감독은 "전체적으로 보면 2011년 이후에는 전북이 정상권에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빠져 나가고 교체를 하는 과정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의 모습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기복이 심한 경기를 줄여야 한다. 결국에는 조직력이 전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아 그런 현상이 나오고 있다. 공격적인 모습이 적다고 하는데, 팀이 완정되면 언제든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전북은 오는 21일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 친선경기를 갖는 등 구단 행사를 진행한 뒤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에는 목포로 떠나 부족한 조직력 끌어올리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전반기 내내 부족했던 조직력을 끌어 올릴 시간이 부족했던 전북으로서는 이번 월드컵 휴식기가 최고의 선물이 될 전망이다. 물론 부족한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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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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