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없는 옥스프링, 득점지원 유먼의 20%!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5.14 09: 00

투구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승리투수가 될 수 없다. 득점지원을 잘 받지 못하는 몇몇 투수들은 잘 던지고도 패전을 기록하면 "1점이라도 준 내 잘못"이라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7)은 올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는 5번,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지만 54⅓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생각보다 이닝을 먹어주지 못해 고민이 많은 롯데이기에 옥스프링은 복덩이와 같다.
옥스프링의 활약에 비해 승수가 적은 건 타선지원을 잘 받지 못해서다. 옥스프링은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선발로 나와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까지 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롯데 타선이 침묵하면서 무득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가 호투했던 지난달 15일 NC전(6이닝 2실점), 1일 한화전(6⅔이닝 3실점) 모두 팀 타선의 득점지원은 0점이었다. 그나마 지난달 20일 두산전은 8회까지 2점만 내주고도 1-2로 뒤져 완투패 위기에 몰렸지만 막판 타선지원으로 겨우 승리를 챙겼다.
옥스프링의 올 시즌 9이닝당 득점지원은 3.5점이다. 롯데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5.9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데 확실히 옥스프링이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유독 타선이 터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나마 지난 7일 두산전에서 옥스프링은 7점의 득점지원을 받아 5⅓이닝 5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올해 고루 점수를 내는 편은 아니다. 특정 경기에 몰아치면서 팀 평균득점을 잔뜩 올려놓고 몇 경기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재미있는 타선이 몰아치는 경기는 유독 쉐인 유먼(35)의 등판일에 몰려있다. 올해 유먼은 6경기에 나와 29이닝만 소화한 가운데 5승으로 이 부문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먼의 9이닝당 득점지원은 무려 16.8점, 옥스프링과 비교하면 5배 가량 더 많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특정 투수한테 득점지원이 몰리는 건 우연의 일치"라면서도 "그래도 투수는 신경이 안 쓰일수가 없다. 1987년에 내가 삼성에서 뛸 때 팀 평균타율이 3할이었다. 타자들이 금방금방 점수를 내줬다.(23승 6패 ERA 3.12) 그런데 2년 뒤인 1989년에는 타자들이 잘 도와주지 않더라.(4승 9패 ERA 3.87) 이것도 모두 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록 승수는 3승에 그치고 있지만 옥스프링은 롯데 마운드의 대들보나 다름없다. 시즌은 길고 타자들이 도와줘서 승리를 쌓을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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