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아쉬웠지만 심판 판정에 따르는 게 맞다.”
KIA 외국인 타자 브렛 필(30)은 홈런을 터뜨렸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파울 판정을 받았다. 다혈질 외국인 타자였다면 흔들렸겠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고 8회 동점 아치를 그렸다. KIA에 필이 없다면 KIA 타선은 울상을 짓고 있을 것이다.
필은 13일 마산 NC전에서 3타수 1홈런 3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시즌 8번째 홈런을 작렬하며 홈런 공동 3위를 기록했다. 2-5로 지고 있던 8회 터뜨린 홈런이라 의미가 작지 않았다. 잇단 선수들의 부상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KIA 타선에서 필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선동렬 KIA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나 (김)선빈이 다친 것도 아쉽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민우가 다친 게 제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14일) 김진우가 복귀하지만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졌다. 언제쯤 베스트 전력이 되려나”라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이런 가운데 필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빠진 중심타선에서 나지완과 함께 필이 선전하고 있다. 필은 13일 현재 29경기에 나와 113타수 38안타 타율 3할3푼6리 8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637)과 출루율(.402)을 합친 OPS는 1.039다. OPS는 리그 4번째로 높다.
선 감독은 “야수 4,5명이 아프고 부상이 많다보니 7회와 8회, 9회는 그냥 지나가는 타선이 됐다”고 했다. 실제 이날 KIA는 1회 2점을 뽑을 때 5번 타자 신종길이 2타점 2루타를 때렸고 8회는 3번 타자 필이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하위 타선에서는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했다. 필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편 필은 지난 10일 외국인 선발 데니스 홀튼과 출장했다. 마무리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를 보유한 KIA가 홀튼과 필을 동반 출장 시킨 것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어센시오가 전날 2이닝을 던진 것도 있지만 타선에서 해결해 줄 만한 타자가 필요했다”며 필과 홀튼 동반 출장에 대해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를 외국인 투수 한 명으로 보유한 KIA로서는 필과 홀튼이 함께 출장하면 어센시오를 투입시킬 수 없다. 해결사가 부족한 KIA로서는 필의 한 방이 절실하다. 선 감독은 “홀튼이 선발로 나서도 필이 상황에 따라 함께 출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은 이날 3회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 타구가 파울로 바뀐 부분에 대해 경기 직후 “결과는 아쉬웠지만 심판 판정에 따르는 게 맞다”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부상자 많은 KIA에 필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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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