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에 위대한 업적 남긴 선수다. 자랑스럽다.”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의 ‘은사’ 김희태(61) 감독이 은퇴를 선택한 박지성에게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지성은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생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박지성은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제가 은퇴할 것이라 모두 아셨을 것이다. 공식적인 은퇴를 말씀 드리려는 자리다"라고 말문을 연 후 "그동안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부터 결심을 굳혔다. 더이상 축구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릎이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며 "팀에 돌아가서 더이상 활약하지 못할 것 같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늘날의 박지성을 키워낸 첫 번째 ‘은사’는 단연 김 감독이다. 수원공고 졸업반이던 1999년, 대학에 지명받지 못한 박지성은 당시 명지대를 이끌던 김희태 감독의 눈에 띄어 대학에 진학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허정무 감독에게 추천한 이도 김 감독이고, 1학년을 마친 후 박지성이 일본 J리그 교토 퍼플 상가에 입단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이도 김 감독이다.
박지성의 은퇴 소식을 들은 김희태 감독은 OSEN과 통화에서 “은퇴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 무릎도 그렇고 워낙 몸이 좋지 않으니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추해지기 전에 좋은 모습일 때 그만두는 것도 좋다고 본다”며 박지성의 결정을 응원했다.
“아쉽기도 하지만 본인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 은퇴를 결정한 것이라 본다”고 덧붙인 김 감독은 “축구인으로서 정말 큰일을 한 선수 아닌가. 자랑스럽다. 성실하게 정말 잘해왔다”며 제자가 걸어온 14년의 프로생활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전했다.
은사인 김 감독이 보는 박지성은 어떤 선수일까. 김 감독은 “박지성은 배려를 잘하는 선수였다. 다른 동료들을 배려하고, 협동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였다. 화려한 기술보다 협동심이 강하고 끈기있고 성실한 선수로 기억에 남는다. 마무리까지 성실하게 잘했다”고 돌아보며 “한국 축구에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좋은 선수다”라고 애정 어린 칭찬을 덧붙였다.
박지성, 안정환 등 자신의 손을 거쳐간 제자들처럼 훌륭한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 유소년 축구 선수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김 감독은 “은퇴한 후에 이야기해야겠지만, 박지성과 함께 유소년 육성을 위해 같이 노력하고 싶다”며 미소를 보냈다.
훌륭하게 성장한 제자가 축구화를 벗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은 대견함 반, 아쉬움 반이다. 김 감독은 오는 2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경남FC와 아인트호벤의 경기에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김민지 아나운서와의 결혼식에도 은사로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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