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애도의 기간을 가졌던 가요계가 일시정지를 해제하면서 일정을 연기했던 많은 가수들이 쏟아지듯 신곡을 공개하고 있다.
3주간 결방했던 음악 프로그램들도 지난 8일 엠넷 ‘엠 카운트다운’과 10일 MBC ‘쇼! 음악 중심’을 시작으로 하나, 둘 방송 재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그 동안 큰 변동이 없던 음원 차트에도 신곡들이 자리하기 시작했고, 가요계의 톱니바퀴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순조롭게 돌아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
# 돌아온 대세돌의 활약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역시 엑소의 컴백. 엑소는 지난 7일 0시 새 미니앨범 ‘중독(Overdose)’로 컴백하며 발매 1시간 만에 음원차트를 싹쓸이 하고, 6일 만에 뮤직비디오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해 가요계 전기 충격기 같은 역할을 했다. 엑소-K의 한국어 버전은 물론 엑소-M의 중국어 버전까지 공개 후 각종 차트의 정상을 차지했고, 음반 선주문량은 약 66만장에 육박, 역대 미니앨범 사상 최다 기록을 수립하며 명실공히 아시아 대세돌의 명성을 입증했다.
올해 초 씨스타 소유와 부른 ‘썸’으로 순식간에 ‘국민 썸남’으로 튀어 오른 정기고 역시 9일 신곡 ‘너를 원해’로 컴백했다. 이번에는 빈지노와 손을 잡은 정기고는 이단옆차기와 공동 프로듀싱한 신곡 ‘너를 원해’로 또 다시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소유효과’ 없이도 문제 없는 그의 인지도를 과시했다. 앞서 정기고는 세월호 참사에 애도를 표하며 지난달 15일로 정해졌던 싱글 발표를 연기했다.
서인국은 14일 정오 신곡 ‘봄 타나 봐’를 공개할 예정. Mnet ‘슈퍼스타K’ 이후 tvN ‘응답하라 1997’등으로 인기리 연기돌이 된 그의 신곡은 산뜻한 봄 캐럴이다. 감성 어반 미디어 곡인 이 노래는 리드미컬한 멜로디에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담아 서인국 특유의 보컬을 더욱 세심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기다렸던 여성 솔로 행진
여성들의 솔로 컴백들도 줄을 잇고 있다. 손승연은 세월호 참사에 앨범 발표와 활동 일정을 모두 취소했지만, 이에 대체해 지난달 30일 신곡 ‘매일 다른 눈물이’를 발표했다. 같은 날 박정현 역시 신곡 ‘그 다음 해’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를 전했다. 가창력 탁월한 두 사람은 위로곡을 통해 차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본연의 섹시미를 발산하는 여성 가수들도 눈에 띈다. 시크릿 전효성과 지나는 각각 오랜 기간 준비했던 싱글을 지난 12일 공개했다. 전효성은 첫 솔로 앨범 ‘탑 시크릿(Top Secret)’ 타이틀곡 ‘굿나잇 키스(Good Night Kiss)’로 달콤하면서도 은밀한 섹시미를 과시했다. 가벼운 듯 중독적인 멜로디의 ‘굿나잇 키스’는 전효성의 매혹적인 안무와 만나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나의 ‘예쁜 속옷’은 자극적인 듯한 제목과는 다르게 청순 발랄한 곡.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을 순수하게 표현하는 이 곡에 지나 특유의 섹시함이 묻어나 개성 있는 콘셉트를 만들어 냈다. 다시 시작된 가요계 섹시 가수들의 격돌이 남심을 흐뭇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티아라 지연 역시 오는 20일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 티아라의 귀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자’로 돌아올 지연은 티저 영상을 통해 이미 고혹적인 ‘섹시’ 콘셉트를 확고히 했다.
# 반가운 오빠들의 컴백
2000년대 초반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오빠’들의 컴백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12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god와 음원 강자 휘성은 각각 지난 8, 12일 신곡을 공개하며 기다렸던 오랜 팬들의 격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미운 오리 새끼’로 대중성에 휘둘리지 않고 예전 감성 그대로 ‘god다운’ 카드로 승부를 한 god와 업그레이드 R&B ‘더 베스트 맨’으로 ‘베스트’를 노린 휘성의 다른 전략-같은 성공이 훈훈한 찬사를 부르고 있다. 여기에 13일에는 포맨까지 가세, 치열한 차트 접전이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중.

오는 20일에는 R&B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가 5년 만에 신곡을 공개한다. ‘데이바이데이(Day by Day)’, ‘가슴 아파도’, ‘미씽유(Missing You)’, ‘남자답게’ 등 시간이 흘러도 변함 없이 사랑 받는 히트곡들을 선사했던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재결합에 가요계는 또 한 번 일렁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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