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은퇴] 박지성, "축구만 할 수 있던 2002년이 가장 기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5.14 11: 50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에만 몰두할 수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산소탱크' 박지성(아인트호벤)이 드디어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박지성은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시만 밝혔을 뿐 어떤 내용인지를 정확하게 나타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궁금증이 유발됐다. 그러나 공식 기자회견을 위해 마련된 단상에는 그동안 박지성이 거쳐갔던 팀들의 유니폼에 전시되어 있었다.

박지성은 지난해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친정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으로 임대돼 한 시즌을 보냈다. 내년 6월까지 QPR과 계약이 돼 있는 박지성은 최근 무릎 부상이 악화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성은 귀국전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와 만나 향후 거취에 대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QPR이 현재 2부리그에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거취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왔다.
박지성은 "지난 2월 부터 결심을 굳혔다. 더이상 축구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릎이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며 "팀에 돌아가서 더이상 활약하지 못할 것 같아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특별히 후회되는 것은 없다. 섭섭하거나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 나도 눈물이 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 그만큼 축구 선수에 대한 미련은 없다. 많이 즐겼고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결혼은 서울에 있는 W호텔에서 하게 될 것이다. 나머지 정보는 결혼을 준비하는 곳에서 자세히 알려드릴 것"이라면서 "일단 푹 쉬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시점에 대해 묻자 "올해 2월 정도에 결정하게 됐다. 무릎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휴식을 4일 이상 취해야 하기 때문에 과연 더이상 경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경기를 한 것은 다해이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았다. 수술을 해서라도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회복도 너무 오래 걸리고 완쾌한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남은 선택은 은퇴였다. QPR 구단주에게 설명을 하니 인정을 했다. 은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에 선수생활 연장을 요청하지 않았다. 물론 선수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 대해 이해했다"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행정가를 꿈꾸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목표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한국 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고민중이다. 지도자가 될 생각은 없다. 자격증이 없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라면서 "2002년 월드컵으로 다시 돌아가서 즐기고 싶다.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다. 막내라서 부담도 전혀 없었다. 다른 생각없이 축구를 했던 기시였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나는 운이 좋은 선수였다. 운이 좋아서 다행이었다"라면서 자신의 선수생활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또 박지성은 "해설자를 할 생각이 없다. 만약 하게 되면 너무 비판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래서 해설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수원-경남과 벌이는 마지막 경기에 대해서는 "아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은 방한 경기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선경기도 인도네이사와 국내에서 할 생각이다. 7월에 열리는 경기가 국내팬들과 만나는 마지막 경기일 것"이라면서 "아인트호벤 소속으로 국내팬들에게 2번째로 인사를 드린다. 당시와 이번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그는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자신이 원하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렇게 꿈을 이뤄간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2004-2005 시즌의 UCL도 기억이 남고 맨유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기억이 남는다. 일본서도 생활도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월드컵에 대해서는 "팬으로 봤을 때와 선수생활을 마치고 볼 때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여러가지 느낌이 있을 것 같다. 월드컵을 보는 재미가 더 있을 것이다. 팀을 더 이해하고 바라보게 될 것이기 때문에 기쁘다. 선수로서 무릎부상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아쉬운 순간은 없다"고 말했다.
은퇴에 영향을 미친 무릎부상에 대해서는 "무릎은 일본에서 뛸 때부터 좋지 않았다. 특별히 경기중에 일어난 부상은 아니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무릎수술을 2차례 하게 됐다. 경기중에 일어난 부상은 아니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아버지께서는 선수생활을 더 원하시는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빨리 은퇴하기를 바라셨다"면서 "부모님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됐다.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몸이 아픈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진 빚을 계속 갚아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오는 7월 25일 열릴 친선경기에 대해서는 "경기 날짜는 확정이다. K리그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만 정해졌다. 프로축구연맹과 협의중이다. 그 경기가 팬들에게 보여지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박지성에 대해 그는 "모두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선수생활을 하는 것 같다. 굳이 '제 2의 박지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손흥민-김보경은 이미 최고의 선수다"며 "나의 장점은 활동량이었다. 또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주느냐가 중요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각해야 했다. 현란한 테크니션이 아닌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나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축구했다. 부러운은 있었지만 나의 장점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완벽한 선수가 아니다. 내 축구인생의 평점에 대해서는 7점 정도 주고 싶다"면서 "유럽에서 뛰었기 때문에 부담은 적었다.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만 고민했다. K리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고려하기도 했다. K리그 진출을 할 수 있던 상황이 한 차례 있었지만 무산됐다.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경기력을 선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흥행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성은 단호했다. 더이상 대표팀 복귀 혹은 은퇴경기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외에서 뛰며 가장 껄끄러웠던 선수에 대해서도 특별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나 자신이 망칠 수 있었지만 어떤 특정선수로 인해 부담이 생기지는 않았다. 모든 선수가 나보다는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고마운 선수들도 많다. 나에게 좋지 않게 대했던 부분들도 유럽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약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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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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