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성 "절규하는 사랑 노래 해보고 싶었다" [인터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5.14 16: 27

가수 휘성이 부르면 사랑 노래도 다르다.
그가 지난 12일 발표한 신곡 '나잇 앤 데이'는 밤낮 없이 한 여자를 생각하며, 그녀의 기사를 자처하는 남자의 고백을 가슴 시린 이별 곡만큼이나 절절하게 그려냈다. 차근차근 감정을 고조시키다 후반부에 폭발시키는 휘성 특유의 에너지는 왜 그가 지난 12년 내내 톱 보컬리스트의 자리를 지켜냈는지 충분히 보여주는데, 휘성은 "이제 체력이 달린다"며 웃는다.
그는 14일 MBC뮤직 '쇼챔피언'에서 컴백 무대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 이날 대기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그는 예전보다 훨씬 더 밝고 긍정적이었다. 이제 슬픈 노래는 지겹다며 웃는 그는 달달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절규하는 사랑 노래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예전엔 카메라 울렁증을 많이 호소했었는데, 오늘 사전 녹화는 어땠나요.
"갈수록 자신은 더 없어지죠. 카메라가 돌고, 스태프가 돌아다니고, 제 모습을 전국의 국민들이 다 볼 생각을 하면, 잠이 안와요."
- 오늘도요?
"오늘은.. 첫 컴백 무대가 제 예상보다 빨리 잡혔어요. 다이어트 끝나고 아직 체력이 덜 돌아왔거든요. 지난 2주간 8kg을 뺐더니 체력이 좀 달렸어요."
- 2주만에 8kg을요?
"오래 활동하다보면 노하우가 생기죠.(웃음)"
- JTBC '히든싱어'에 나온 이후 예전 곡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가는 등 대중의 기대가 워낙 높았잖아요. 컴백 앞두고 안심이 좀 됐겠어요.
"아니에요. 저를 새롭게 봐주시긴 했지만, 새 앨범은 또 별개죠. 이번 앨범은 짜임새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 또 뭘 신경썼을까요.
"슬픈 노래가 한 곡 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모두 희망적이고 밝은 가사예요."
- 그렇긴 한데 '나잇 앤 데이'도 슬프게 들려요.
"그게, 너무 사랑해서 절규하는 곡도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는 보통 사랑 노래는 달달하게만 생각하는데, 미친듯이 확 사랑해! 이런 것도 있을 수 있잖아요. 해외 R&B에도 많고요. 호소력있는 사랑 노래를 해보고 싶었어요. 가사도 그래서 알앤비 틱하게 써봤어요. 난해하다는 분도 계시긴 한데."
- 왜 바꿔보고 싶었어요?
"슬픈 노래는 지겨우니까요.(웃음) 12년 넘게 슬픈 노래를 많이 불렀으니까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기 같아요. 그런데 또 너무 한번에 변하면 사람들이 당황하잖아요. 한 여름에 눈이 오면 이상하니까. 그래서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중간 지점이 필요한 것 같았어요. 이번 앨범에서 피아노 하나에만 노래를 불러보고, 슬픈 멜로디에 안슬픈 가사를 불러보기도 하고. '베스트맨'이라는 노래에 진솔한 얘기도 해고, '돈벌어야돼'도 불러보고."
- '돈 벌어야돼', 완전 공감돼요.
"사실 처음에는 장난으로 만든 곡이에요. 그런데 소속사 사장님이 좋아하셔서(웃음) 수록하기로 했죠. 제가 제대하고 만든 첫 노래였어요. 제대하니까 돈이 없더라고요. 나는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 고민하면서 쓴 곡이에요."
- 그 곡에 차트에 대한 고민도 있죠. god의 '미운오리새끼'는 어떻게 들었어요?
"좋았어요. 사람들을 자극시키지 않는 곡이 강세인데, god가 특히 지금의 현실을 잊게 해준 것 같아요. 암울한 시기에 현실을 벗어나 추억의 책장을 넘길 수 있었잖아요. god가 갖고 있는 향도 그대로고."
- 오랜만의 컴백이었잖아요. 올킬도 욕심 났을 거 같은데.
"팬들이 좀 안타까워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안타깝긴 한데, 그건 제가 집착해야 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안되는 것들은 빨리 버려야죠. 저는 언젠가 제가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어요. 어떤 거라고 말로 설명하긴 힘든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묵묵히 음악을 해가다보면 2년 후 쯤엔 또 다른 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요."
- 가사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
"'베스트맨' 가사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멋있고, 허세부리는 삶 말고, 맛있고, 재밌게 살고 싶어졌어요. 예전엔 부자들이 늘 웃는 게 돈이 많아서인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요즘 보니, 웃고 다녀서 돈이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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