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대하는 매치가 있지 않나."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가와사키와 경기서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1, 2차전 합계 4-4를 기록한 서울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에 안착, 지난 시즌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딛고 우승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최 감독은 "ACL 치르면서 좋은 팀을 만났다. 훌륭한 감독의 철학이 선수들에게 적용이 잘 된 것 같다. 일본 J리그 탑클래스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상대에 대한 칭찬으로 말문을 열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홈에서 졌지만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고, 1차전 원정 승리로 인해 전략적으로 이렇게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16강 진출팀과 8강 진출팀의 차이점에 대해 강조해왔다. 다음 라운드 진출하겠다는 욕심과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했던 것 같다"며 "항상 그 어느 팀과 부딪히더라도 우리는 항상 도전자의 입장이다. 역습상황에서 매끄럽지 못했는데 그런 부분 보완해서 8강에서 좋은 승부 보고 싶다"고 답했다.
8강에는 진출했지만 선제골을 넣고 두 골을 내리 내줘 패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특히 올 시즌 ACL에서 홈 패배가 없었던 서울로서는 더욱 그렇다. 최 감독은 "골 결정력에 대한 확신이나. 상대의 공간을 확보했을 때, 역습으로 나갔을 때 섬세한 마무리가 부족했다"고 설명하며 "그런 아쉬운 기회를 살렸더라면 경기를 더 안정적으로 좋게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력 차이 크게 나지 않는 이런 경기는 조그마한 실수에 승패가 오고가기 때문에 강하게 주의를 줬는데 (결과가)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축구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2012년 K리그 우승 후유증으로 인해 2013년 초반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ACL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서울의 모습이 올 시즌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꿈의 크기가 나보다 큰 것 같다. 아시아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 최 감독은 "리그와 ACL 모두 무시할 수 없다. 지난 해 팀에 있었던 걸출한 특급 스타 생각이 절로 나지만, 우선은 휴식기가 기다려진다"고 데얀에 대한 그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최 감독은 다가오는 성남전을 2라운드 첫 경기로 삼아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를 통째로 결장한 몰리나의 재활이 끝나간다는 말로 복귀를 예고한 최 감독은 "1라운드 순위는 서울이라는 팀에 어울리지 않는 순위였다. ACL에서 선전하고 리그에서는 부진한 이런 모습은 빨리 없어졌으면 한다. 내 위치가 바뀔지도 모른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한편 8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이 있냐는 질문에는 한층 의미심장한 답변을 돌려줬다. 최 감독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 아실 것이다. 지난 해 마지막에서 그렇게 미끄럼을 탔지 않나. 모두가 기대하는 매치가 있을 것"이라며 2013 ACL 결승에서 서울을 제치고 우승한 광저우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은근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최 감독은 "누구든 상관없이 팀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이 차있다. 미숙한 부분 보완하겠다"고 덧붙이며 "조추첨이 기대된다. 누가 되든 개의치 않고 한 번 정면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서울의 8강 상대는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 열리는 조추첨식에서 결정된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