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5선발 해법, 1+1 가능성 봤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5.15 10: 40

두산 베어스는 4명의 선발투수(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 크리스 볼스테드, 유희관)를 제외한 다른 투수의 선발승이 없는 팀이었다. 시즌 초 5선발로 내정됐던 이재우를 비롯해 홍상삼, 정대현까지 나섰으나 이들은 도합 5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물론 모두 무너졌던 것은 아니다. 이재우는 유일한 선발 등판 경기에서 5이닝 2실점했고, 홍상삼은 첫 2번의 선발 등판에서 9⅓이닝 동안 3실점해 대량실점하지는 않았다. 첫 선발 경기부터 부진했던 것은 정대현(2⅓이닝 4피안타 4볼넷 4실점)뿐이었다.
하지만 그랬던 정대현이 달라졌다. 정대현은 지난 14일 문학 SK전에서 1회말 2실점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2실점했다. 정대현은 생애 첫 선발승을 따냈고, 두산도 한 시즌을 끌고 갈 5선발 후보를 하나를 더 얻었다.

이날 경기에서 주목할 것은 두산의 ‘1+1 전략’이었다. 포스트시즌에 자주 나오지만,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주로 하위 선발투수가 나오는 경기에서만 가끔 나오는 전략이다. 두산은 이날 정대현이 일찍 물러날 것에 대비해 이재우를 후속 카드로 준비해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대현이 5이닝 동안 상대 실점을 최소화해 임무를 완수했고, 이재우는 7-2로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던 팀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 이재우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타선은 경기를 12-2로 만들었고, 이재우는 3이닝을 깔끔하게 막아 홀드 기록을 가져갔다.
정대현과 이재우는 서로를 보완하는 카드였다. 좌완과 우완이라는 점이 다르고,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이재우와 달리 정대현은 변화구 중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승부한다. 정대현이 긴 이닝을 책임져 주면 이재우는 다른 경기에 롱릴리프로 나올 수 있고, 이재우가 있어 정대현은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막으면 된다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둘은 14일 경기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뒤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 하나가 더 있어 정대현은 불펜 소모에 대한 걱정 없이 던졌고, 이재우는 정대현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로 여유가 있던 흐름에서 빠른 투구 간격을 유지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채워 나갔다.
아직 정대현이 확실한 5선발로 자리를 잡지는 못한 상황에서, 두산은 이재우라는 잠재적인 5선발 후보를 하나 더 갖는 효과도 얻었다. 정대현이 향후 경기에서 부진할 경우 이재우는 자동적으로 가장 유력한 다음 5선발 후보도 될 수 있다. 첫 시도에서 성공을 거둔 두산의 ‘1+1 전략’이 5선발을 살릴 신의 한 수가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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